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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있다. 왠일인지 눈이 일찍 떠져 시간부터 확인했다. 새벽 5시, 당장 일어나기엔 이르고 그렇다고 더 잠들기엔 애매한 시간이다. 머리맡에서 풍겨져오는 화학약품 냄새가 코를 찔렀다. 주말에 머리를 했던 흔적이 여전히 냄새로 남아있었다.
조금 더 평범해지기위해 무거운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했다. 머리를 감고나와도 냄새는 여전히 어깨주변을 맴돌고있었다. 여느때처럼 빠르게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여전히 어둠이 묻어있는 공기를 맞으며 지하철로 향했다.
가끔 이렇게 변화없는 나의 삶이 두려워질때가 있다. 누군가는 덥석덥석 잘해내는것조차 꾸역꾸역 해나가는걸보면, 삶에 재능이없나 싶기도하고. 하고싶은걸 하겠다며 꾸준히 무언갈 해나가는 주변을 보면, 이도저도 아닌 나의 재능이 되려 나를 쿡쿡 쑤셔온다. 그렇다고 내자신을 원망하거나, 미워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가끔은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을 지켜내기 위한 날카로움이 나를 향할때마다 당황스러울 뿐이다.
더도말고 딱, 바늘에 찔린 만큼만 아파하면 됐다. 굳이 상처에 시선을 멈춰 아픔을 응시할필요는 없었다. 그 아픔은 누군가에게 이해받지않아도 되는거였다. 내가 느끼는 아픔을 있는그대로, 아픔으로 받아들이면 되는거였다. 나의 아픔은 타인이 재단할수없는거라는걸 왜이리 늦게 깨달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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