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다양성을 외치면서도 막상 내가 나의 이야기를 꺼낼때면 차가운 눈길로 나를 당황스럽게 하곤한다. 결국 세상은 겉모습만 화려했지, 그 내부까지 화려해지진 못했나보다.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살아간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더더욱. 나의 취향, 원하는 것들, 하고싶은 것들, 어쩔수없이 끌리는 것 등. 내가 나이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아니, 애초부터 이 질문이 스스로에게 답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이긴 할까.
그들은 파란색이라고 용기내어 말했다. 맞다, 네가 좋아하는 색은 파란색이다. 아델은, 그리고 엠마는 파란색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을 어둠속에서 살아왔을까. 어둠을 극복한것일까, 아니면 그대로 받아들인것일까.
나또한 스스로에게 솔직할수있는지 생각해보게된다. 물론 내가 추구하는 색이 파란색이 아닐지라도, 만약 나라면 파란색에 대한 답변을 할수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 내 세상을 칠해볼 용기가 있을까.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고 한다던데, 그 세계는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견고하다.
영화는 따뜻했을지 모르겠지만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는 전혀 따뜻하지 않았다. 10분정도 되는 베드신을 위해 서너대의 카메라로 열흘 정도를 촬영했다고 했다. 이 롱테이크 신은 기한을 정해두지도않았고 ‘너희의 능력을 발휘해봐라’ 따위의 발언으로 뭉뚱그려 배우들을 기한없이 고통받게끔했다. 배우가 ‘감독의 요구사항은 상식을 넘어섰으며 베드신 촬영은 비참한 체험이었다. 심리적 고문에 가까웠고 끔찍했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2년뒤 다른 매체에서도 자신의 발언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할 정도면 그당시의 고통이 이 배우에게 얼마나 끔찍하게 다가왔을지 어렴풋이 느낄수있다.
어쩌면 감독은 상황에 대처하기 쉬운 직업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위해 배우들을 희생시키고 무책임하게 카메라 뒤로 숨어버리면 되니 말이다. ‘주홍글씨’의 변혁감독처럼럼. 그것은 권력이고, 권력을 어떤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감독의 양심에만 맡겨지니. 언제까지 자신들의 이기적인 조잡함으로 배우들을 죽여대야 만족할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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