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뱅뱅클럽(The Bang Bang Club)' 후기
“흑인 피로 돈을 버는 백인 사진사가 또 등장했군.”
누군가에겐 목숨이 걸린 문제, 또 다른 누군가에겐 돈벌이 수단. 그들에게 흑인이란, 사람일까, 아니면 그저 사진에 찍히는 피사체일 뿐일까. 이렇게 타인의 고통을 팔아 돈과 명예를 얻는 사람들은 과연 본인이 인간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빠져 살고 있을까. 그러고 보면 퓰리처 상이란, 카메라를 가진 눈앞의 고통을 얼마나 고통을 구체적으로 담아냈느냐의 경쟁이 아닐까 싶다. 그들에게 카메라는 세상을 편집하는 도구, 그리고 동시에 권력이다.
“흑인 사진기자들은 상황이 훨씬 힘들거든. 잉카 타를 지지하면 ANC가 노릴 테고, ANC를 지지하면 잉카타가 노리겠지. 어느 편이든 늘 생명이 위태롭지. 근데 너는 백인이니 운이 좋은 거지. 피부색 덕에 어디든 갈 수 있잖아.”
하지만 모두 예외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중 누군가는 돈벌이를 위해 목숨을 맞바꿔야 하는 상황이었다. 같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들만 피사체로 남는 것이 억울한 듯 그들을 공격했다. 피사체의 우물로 잡아당기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는 피부색은 마치 그들의 계급장과 같았다.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이것은 흑인의 탓이 아니다.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생각했던 백인들이 만들어낸, 일종의 폐단일 뿐이다. 하지만 그 어떤 백인도 이러한 폐단을 바꾸려들지않았다. 인간이란 것이 참 간사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것은 힘들여 바꾸려 하지 않으니 말이다. 가만히 있어도 누릴 수 있는 것들을 굳이 바꾼다는 것은 그들 입장에서 어리 석 은행 위일 뿐이니까.
“불에 타고 있었어. 그래서 따라갔는데 역광이었어. 너무 급해서 노출 조절을 못했는데 그냥 찍었어. ‘F 5.6’만 생각했어. 다음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에 갑자기 칼을 들고 달려오는 거야. 그리고 머리에 내려쳤지.”
“떨고 있네.”
“어쨌든 사진은 건졌어.”
직업정신이란 무엇일까. 세상은 2D가 아니기에 모든 것을 일직선에 늘어놓고 순위를 매기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이지만, 사람의 목숨이 그들의 알량한 자부심보단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
“백인을 위해 찍은 백인의 사진이라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