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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으로서의 기록/2023 🇦🇺

🇦🇺 멜버른을 떠나던 너에게

by 이 장르 2023.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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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 자리 잡아버린 또 하나의 일상이 곧 사라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여전히 쉽지 않았다. 각자의 삶이 있고, 그러한 선택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고민해 왔을 거란 걸 머리론 알지만, 이걸 받아들이기에 사람 마음이란 게 그만치 이성적인 존재였던가. 그렇게 서서히 다가오는 공허함을 슬픔으로 읽고 있는 나였다.

맘껏 슬퍼지기로 했다. 그동안 켜켜이 쌓아왔던 감정들을 애써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외면한다 한들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은 사라지지 않을 테니. 당분간 같은 공간에서 함께할 순 없지만, 같은 시간을 공유할 순 있을 거야.

응원한다. 행복하길 바라니 우리, 잘해낼 거라 믿는다. 각자의 선택에 이유가 있을 테니. 우리가 다시금 한국에서 만나는 날을 마주했을 때 서로에게 자랑스러울 수 있게, 여기서 잘 지내다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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