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관하여37 읽기 좋은 책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후기 환상이 절실히 필요하게 되는 순간 그 어떤 지식이나 지성도 다 무용지물이 된다. - 솔 벨로 Saul Bellow 인간은 현실적인 선택을 선호한다. 현실적인 선택을 했을 경우 이상적인 것에 도달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에너지보다 적은 에너지를 들여 자신이 원하는 선택의 결과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현실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상태일 때만 적용된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인간은 극한의 상황으로 밀려나 더 이상 자신의 노력이 스스로에게 어떠한 영향력도 지니지 못할 거라는 판단의 결론을 내려버린 순간부터 이상을, 아니 이상조차 넘어버린 환상을 갈망하게 된다. 우리가 보기엔 그 내용이 어떤 방식이든 말이 되지 않는다 해도 극한에 처해진 인간은 자신의 이성을 외면해버린다. 그렇게.. 2022. 5. 19. 읽기 좋은 책 :: '2030 극한 경제 시나리오' 후기 인간은 어느 시대든, 어느 장소에서든 화폐를 만들어냈다. 다만 그 형태는 시대에 따라 공간에 따라 가치와 편의에 의해 달라질 뿐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실물 화폐는 달러라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얻는 재화는 달러 혹은 돈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걸로만 거래되는 것일까. 이미 통용되고 있는 공식적인 화폐가 있음에도 비공식 화폐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유튜브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는 유튜브에 직접적으로 돈을 지불하지 않고 있음에도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유튜브는 분명 표면적인 지불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점점 성장해가고 있고 엄청난 기업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또 그 수익에 어느 정도 기여한 크리에이터들에게 그 대가를 일부 제공하기까지 한다. 공식적인 화.. 2021. 12. 3. 읽기 좋은 책 :: '피크 퍼포먼스' 후기 세상의 모든 인간의 활동을 놓고봤을때 인간이 살아가고있는 지구는 24시간동안 쉼없이 돌아간다. 한국에서 누군가 이불속에 들어가 잠들기를 바라고있다면, 지구반대편의 누군가는 하루일과를 위해 이불밖으로 나오고있을것이다. 그렇기에 해가지지않는 경쟁의 레일안에서 살아가는것은 인간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누구도 이러한 경쟁을 강요한적은 없다고들하지만 경쟁을 하지않고는 살아남을수없는 세상임은 틀림없다. 우리가 경쟁해야할 범위는 가까운 지인들로부터 지구안에서 살아가고있는 모든 이들, 심지어 AI라는 무생물까지 그 범위는 점차 확장되어가고있다. 우리가 경쟁해야할 상대가 인간의 범위를 넘어선 순간부터 우리는 '오랜시간을 들여 열심히'만으로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시간과 노력이라는 가치를 기계는 최상의 능력치를 지치지않고 .. 2021. 11. 20. 읽기 좋은 책 :: '가면 산장 살인사건' 후기 아닐 줄 알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니길 바라왔다. 그날 이후 스스로 그런 사람의 부류와 분리되려 지난날 얼마나 고군분투했는가. 열심히 살아왔기에 손에 잡은 행운을 놓치고 싶진 않았다. 아마 이건 누구라도 같은 생각일 거야. 네가 떠난 그날 이후 지금까지 나는 너를 붙잡고 있다. 단지 나의 미래를 맡아줄 너의 배경 때문일까 생각해 보다가도 이내 고개를 저으며 너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고 다짐해 본다. 우리는 행복했다. 적어도 내 기억 속에는 그래왔다. 그래야만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너의 일부를 정당화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때문이었을까. 그래도 남아있는 사람은 남은 나날들을 살아내야지. 여남은 나의 생을 원만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너의 가죽을 어깨에 두르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날 이해해 주길 바라... 2021. 11. 19. 읽기 좋은 책 :: '역량의 창조' 후기 -2- 발전경제학계는 빈곤 문제와 사회적 약자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를 놓고 오랫동안 내부 논쟁을 벌였다. 센은 가난을 재화, 소득, 재산의 부족이 아니라 역량 실패로 이해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주장했다. 가난은 다양한 요인 때문에 기회를 실현하지 못한 것과 관련되지 소득과 깊이 관련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배제에 시달리는 사람은 소득이 있더라도 실질적 기능으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소득은 역량의 적절한 대리인이 될 수 없다. 대체로 소득은 목적의 수단이고 역량이 목적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사회적으로 어느 위치에 서있는가를 그들의 소득으로 판단하곤 한다. 그들의 능력과 가능성의 일부가 소득으로 드러나긴 하지만, 소득이 그들의 모든 것을 대표할 없다. 하지만 소득은 그들이 지닌 잠.. 2021. 8. 25. 읽기 좋은 책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편 너는 아직도 네가 평범한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다고 했지. 그러면서 너는 왜 네 영혼 속에 있는 최상의 가치를 죽여 없애려는 거냐? 그렇게 한다면 네가 겁내는 일이 이루어지고 말 것이다. 사람이 왜 평범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그건 세상이 명령하는 대로 오늘은 이것에 따르고 내일은 다른 것에 맞추면서, 세상에 결코 반대하지 않고 다수의 의견에 따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특별하다. 아니, 특별했다는 과거형이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꾸준히 평범해지길 강요받았고, 결국 평범과 가까워지고 있다. 아니, 사실 평범한 척을 하고 있는 걸 수도. 우리는 모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빛을 발할 수 있는 부분은 각기 다르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평.. 2021. 8. 10. 읽기 좋은 책 :: '역량의 창조' 후기 -1- 결국 가난한 국가건 부유한 국가건 인간 개발 문제가 있고 적정한 삶의 질을 최소한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몸부림이 보인다는 점에서 모두 개발도상국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시민에게 인간 존엄성과 기회를 보장해 주겠다는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한 국가는 없다. 역량 접근법은 이런 현실을 꿰뚫어 보는 힘을 제공한다. 이전까지 국가의 역량이 전체주의적 관점에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개인의 역량이 국가의 역량을 결정하는 사회가 되었다. 소수가 대부분의 경제력을 소유한다는 것은 더 이상 국가에서 반길만한 요소가 아닌 것이다. 세대가 변하면서 공평과 평등이라는 가치를 바라보는 관점은 확연히 달라졌으며, 이는 세대 간의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전체주의적 시각에서 개인의 역량.. 2021. 8. 3. 읽기 좋은 책 :: '다시 브랜딩을 생각하다' 후기 우리는 수많은 브랜드 속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마케팅의 늪에서 벗어나려 아무리 발버둥을 친다 하더라도 이미 우리의 삶 곳곳에 스며들어버렸다. 마케팅은 왜 우리 곁에 머물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기본적으로 마케팅이란 것은 사람들이 어떠한 물건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이 호감으로 발전하여 재화를 구매하는 데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해준다. 이전까지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경계가 명확했지만 서서히 그 경계가 모호해져 가고 있다. 판매할 수 있는 재화는 유형의 것이어야 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판매되고 있는 무형의 재화들의 종류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꽤나 긍정적 이어졌다. 또한 구매를 하기 위해 지불하는 화폐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 2021. 7. 8. 읽기 좋은 책 ::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 '타인에 대한 연민' 후기 -3- 어린아이들은 기아나 질병, 삶의 각종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두려움을 가라앉히는 방법을 이성적 사고를 통해 배우지 않는다. 그보다는 못생기고 불구인 짐승, 도깨비, 마녀, 인간의 말을 하는 동물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에게 두려움을 투사하고, 그들을 통제하고 지배하면 삶이 더 안전해질 거라고 믿는다. 고대 로마 시대에도 마녀들은 혐오스럽고 역겨운 존재로 묘사되었다. 당신이 인지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인류는 끊임없는 무지의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혹은 자신의 무지를 인지하면서도 무지를 극복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알다시피 문제를 직면하기보다 외면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을 알기에, 당장의 급한 불을 끄듯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낸다. 지배계층은.. 2021. 7. 1. 읽기 좋은 책 ::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 '타인에 대한 연민' 후기 -2- '헨젤과 그레텔', '빨간 모자'라는 두 전래동화 모두 악당은 죽고 문제는 해결된다. 우리는 정돈된 세상을 갈망하기 때문에 간단하고 헛된 해결책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 복잡한 진실을 파고드는 일은 어렵고 개인의 기쁨을 보장하지 않는 세상에서 희망을 품고 사는 것보다 마녀를 불태우는 편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분노한다. 누군가는 분노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러한 분노를 이용한다. 분노하는 다수에게 분노를 배출할 타깃을 설정해 주는 것만큼 효율적인 지배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다수는 설정된 타깃에 분노를 표출하며, 분노라는 감정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유대감을 느끼고, 연대한다. 이들은 같은 대상에 분노한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 2021. 5. 18. 읽기 좋은 책 ::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 '타인에 대한 연민' 후기 -1- 내게 철학은 권위적인 선언이 아니다. 타인보다 더 깊이 있다는 주장도, 현명하다는 과시도 아니다. 철학은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겸손한 마음을 바탕으로 진실하게 논쟁을 주고받겠다는 약속이다. 평등한 인간으로서 기꺼이 상대의 의견을 듣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성찰하는 삶을 뜻한다. 이와 같은 소크라테스식 개념에 따르면 철학은 무언가를 강요하지도, 위협하지도, 무시하지도 않는다. 공허한 주장을 하지 않되, 듣는 이가 언제든 반박할 수 있는 전제로부터 결론을 도출하는 사고의 구조를 세운다. 우리는 철학이 곁들여진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걸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하지만 사회는, 철학의 존재가 직접적으로 돈을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외면해버린다. 그렇게 우리는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당장 눈앞.. 2021. 5. 13. 읽기 좋은 책 :: 혜경궁 홍씨 '한중록, 한중만록(閑中錄, 恨中錄, 恨中漫錄)' 후기 조선 전기에 세종대왕이 계셨다면, 조선 후기에는 정조가 계시다고 할 만큼 정조대왕은 여러 자질을 겸비한 왕이었다. 물론 붕당에 무자비하게 휘둘리던 조선을 단호하게 바로잡으려던 영조의 평생에 걸친 노력이 그 기반을 만들어주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사도세자라는 희생자 또한 만들어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우리는 사도세자의 기이한 행동들만을 기억한다. 분명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굳이 찾아보진 않게 된다. 결과적으로 어떤 죽음을 맞이했는가에 대한 기억만 남아있을 뿐.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한중록에서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한중록에서 묘사된 사도세자만큼 효심이 깊은 사람도 드물었다고 표현되어 있었다. 하지만 한중록에서, 그런 사도세자가 기이한 행동을 했던.. 2021. 5. 6.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