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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으로서의 기록/2023 🇦🇺

🇦🇺다시 돌아온 멜버른

by 이 장르 2023.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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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케언즈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멜버른으로 돌아왔다. 처음과 달라진 점을 꼽자면 공항에 마중 나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도착해서 헤매지 않고 구글맵 없이도 목적지까지 바로 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만나자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 아, 생각해 보니 많은 게 달라졌네.

생각해 보면 나는 참 운이 좋았다. 멜버른에 처음 도착한지 4일 만에 일을 구하고, 6일 만에 집을 구했더랬다. 가장 엄격하게 락다운을 시행했던 멜버른이었기에, 내가 들어왔을 때 즈음 이들은 그동안 비워뒀던 자리를 조금씩 채워가려 했기에 시작했기에 그 덕분에 일을 빠르게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런 경험들이 다시 이곳에 돌아온 나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어버릴 줄이야.

인간이란 여전히 어리석은 존재이기에 나의 조급함을 합리화시키고 있었다. 환경과 상황이 달라지면 당연하게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을 누누이 말하고 다니던 나였지만, 그 외침은 나를 향했던 적이 없던 걸까. 문득 이런 상황에 처해진 내 모습이 낯설고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하루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듯한 이 공간에서의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가더라. 그래도 케언즈 때와 비교해 본다면, 지역 이동으로 인해 들여야만 했던 돈, 시간, 그리고 노력들이 확실히 적다는 것. 또한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시간도 생겼고 감사하게도 이곳저곳에서 이력서를 보고 오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는 것. 심지어 트라이얼 했던 곳들 중 정말 일하고 싶은 곳도 생겼더랬다. 그럼에도 여전히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이 긴 터널의 끝이란 게 있다는 걸 이젠 알고 있으니.

오늘도 아침부터 그동안 레쥬메를 넣었던 곳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트라이얼 날짜를 잡았으며, 저녁엔 며칠 전부터 잡혀있던 트라이얼을 가게 되겠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조금 더 움직여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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