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록52 오랜만이에요 정말 오랜만이네요. 아시는분도, 모르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지금 워홀러의 신분으로 호주에 있습니다. 벌써 이곳에 온지도 5개월 차에 접어들고 있더군요. 시간 참 빠릅니다. 이곳에서의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신분으로서도 좋은 이들을 많이 만나 사랑과 배려를 받으며 지내는 동안 어느새 함께 일하는 이들의 애착 인형이 되어있더군요. 말도 잘 통하지않는 낯선 이를 좋게 봐준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국에서는 부지런히 글과 영상을 올렸는데 최근엔 글만 듬성듬성 올리고 있습니다. 확실히 게을러졌다는 걸 부정할 순 없네요.. 변명을 해보자면 지금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으며, 또 여기서 재밌는 일을 하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세컨 비자를 따기로 결정함에 앞서 이 기간 동안 어떠.. 2022. 11. 24. 유럽 6-1. 체코 프라하 Czech Republic Prague🇨🇿 프라하에 도착했다. 부다페스트에 있는 동안 숙소 찾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 부다페스트에 있는 동안 예약해뒀던 숙소를 취소하고 구시가지 중심부에 있는 숙소로 다시 예약을 했다. 그래도 프라하에서 며칠 지내봤는지 꽤 능숙하게 숙소로 가는 길을 찾았더랬다. 저녁 비행기를 타고 프라하에 도착하니 수속 밟고 공항을 나오니 시간은 자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밖은 이미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져 있었다. 그렇게 우리가 공항버스를 타고 구시가지에 내렸을 때 시간은 자정을 향해 가고 있었다. 프라하의 늦은 밤거리는 어두웠다. 듬성듬성 놓여있던 노란빛은 멀리서 보면 은은한 야경이 되어줬지만, 당장 이 거리를 지나가야하는 이방인의 두려움을 지워주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것들도 그 안에.. 2022. 6. 8. 유럽 5-11.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벌써 부다페스트에서의 마지막 날이라니. 오늘은 하늘에 구름이 꽤 얹어져 있었지만 그 나름대로 분위기 있었다. 우리는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을 하고선 토카이 와인을 사기 위해 세체니 다리 너머 그레이트 마켓 홀로 향했다. 시장이라 하기엔 크고 깔끔했던 이곳에선 구경할만한것들이 여기저기 있었다. 기본적인 식재료부터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파프리카 가루, 거위 간 통조림 등이 있었고 그 옆에는 토카이 와인들이 줄지어있더랬다. 이때까지 나는 토카이 와인을 살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술을 잘 마시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한국까지 가져간다 해도 마시지 않을 것 같단 생각 때문이었을까. 어디서 사야 할까. 이방인인 희 언니와 나는 시장 안을 이리저리 헤매며 가격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아무리 검색해도 블로그에 나.. 2022. 6. 6. 유럽 5-10.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야경투어가 끝나고 이대로 들어가긴 아쉽단 생각이 들어 희 언니와 유명하다던 까마귀 식당을 가보기로 했다. 우리는 은은한 빛을 내뿜는 건물 사이를 거닐며 식당으로 향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까마귀 식당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이곳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우리는 직원이 안내해 주는 자리에 앉아 메뉴판에서 눈에 띄는 메뉴 두 개와 토카이 와인을 한 잔씩 주문했다. 헝가리에 있는 동안 토카이 와인을 많이 마셔두자는 생각에 어느 곳을 가든 항상 토카이 와인을 주문하는 우리였다. 곧 주문한 와인이 우리 앞에 놓였고 경쾌한 소리를 내는 와인잔을 들고선 한 모금 들이켰다. 분명 같은 토카이 와인임에도 가는곳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다는 게 신기했다. 와인을 잘 아는 편도, 맛에 예민한 편도 아니지만 충분히 .. 2022. 5. 27. 유럽 5-9.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우리는 성당 앞에서 신청해두었던 야경투어 가이드님을 기다렸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동안 퍼져가는 여운은 마음 한편 아쉬움을 품어보기 충분했다. 우리는 여행사 로고가 크게 붙어있는 차에 올라타 차 안에 울려 퍼지는 헝가리 무곡을 배경 삼아 짙어진 저녁 하늘 속으로 들어갔다. 세체니 다리를 지나 오르막길에 올라 부다성쪽에서 차가 멈춰 섰고, 우리는 가이드분을 따라 경사로의 끄트머리로 향했다. 그곳 난간 너머로 펼쳐진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고 우리의 시선은 한동안 그곳에 머물러있었다. 여러 번 찍어도 부족한듯한 기분을 채울 수 없던 나는 계속해서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가이드님은 이제 시선을 거둬들이고 다른 곳도 둘러봐야 한다고 했다. 아쉬움을 남겨둔 채로 오르막길을 오른 우리는.. 2022. 5. 25. 유럽 5-8.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우리는 어제의 기억을 뒤로하고, 혜의 여행 계획에 숟가락을 얹어보기로 했다. 혜와 함께 성당을 둘러보고, 또 골목골목 다니면서 사진을 남겼다. 그렇게 우린 어제와 다른 여유를 즐겼다. 평화로웠던 이날의 부다페스트는 우리를 따스하게 맞아주고 있었다. 날이좋아서그런지 옹기종기 모여있는 카페 밖 테라스에는 사람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이 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있다던 광장에서 커다란 초록 인형탈이 보이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그 주변을 둘러싸고며 따라가고 있었다. 끝이 뾰족했던 체코의 건물들과는 달리 동그란 지붕이 얹어져 있던 부다페스트의 건물은 노란빛을 띠며 은은한 분위기를 풍겨내고 있었다. 우리는 줄줄이 늘어져있던 식당 중 한 곳에 들어가 점심을 먹고 나왔다. 그러고선 혜가 찾아온 카페까지 소화시킬 겸.. 2022. 5. 23. 유럽 5-7.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길고 길었던 어제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서인지 숙소에 들어와 눕자마자 잠이 들었나 보다. 눈을 떠보니 나도 모르는 하루는 이미 시작되어있었다. 한껏 게을러진 우리는 서로 먼저 씻으라며 한껏 서로의 게으름을 뽐냈다. 그렇게 얼마 동안 나름의 눈치게임을 하다 혜를 만날 시간이 다가오자 아직 무거운 몸을 이끌고 각자 준비를 마쳤다. 예상보다 빠르게 준비한건지 시간이 조금 남아 조식을 먹고 혜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중, 숙소 창문 너머로 보이는 부다페스트의 하늘은 유난히 맑았다. 공허했던 숙소 1층은 어제와 다르게 음식과 사람으로 가득 차있었다. 우리는 접시를 하나씩 들고선 간단하게 먹을만한 것들을 담아 이곳 끄트머리에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생각보다 조식은 맛있었다. 어제 .. 2022. 5. 16. 유럽 5-6.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부다페스트에 도착해서부터 고생만 하다가 밤 10시를 맞이했다. 우리는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 바로 옆에 있던 '서울의 집'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한국의 80년대 풍경이 왜인지 모르게 반가웠다. 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뒤적이다 설렁탕을 두 그릇 주문했다. 뽀얀 설렁탕을 예상했던 우리는 생각보다 투명했던 그 국물에 살짝 당황했더랬다. 아무렴 어때. 고생한 우리를 위해 소주와 맥주를 한병씩 시켰다. 필스너로 만들어 먹는 소맥은 정말 달았다. 술을 좋아하는 편도, 자주 마시는 편도 아닌 내가 술이 달게 느껴질 정도면 오늘 하루 힘들긴 했나 보다. 설렁탕에 밥 한 공기씩 말아 반찬으로 나온 깍두기와 함께 입을 가득 채웠다. 맛은 설렁탕보다 갈비탕에 가까웠지만 알고 있던 그 흔.. 2022. 5. 10. 유럽 5-5.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가로등이 듬성듬성 놓여있던 오르막길 중턱에 언니를 홀로 두고선 빠르게 내려와 숙소 담당자가 알려준 곳으로 향했다. 이미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진 부다페스트는 가장 아름다운 야경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지만 그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던 우리였다. 애매하게 놓여있던 구글맵의 빨간 핀 주변을 맴돌며 근처에 있던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모르겠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몇차례 그 주변을 헤매고 있을 무렵,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혹시 찾았냐며 조심스레 물어보던 언니의 목소리에서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있구나 싶어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봤지만 언니는 내가 걱정이라도 할까 싶어 아니라고 괜찮다는 대답을 했다. 결국 나는 언니가 걱정돼 우리가 있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언니에게 자초지.. 2022. 5. 9. 유럽 5-4.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언니와 부둥켜안고 펑펑 울어 빨개진 눈으로 부다페스트 중심부에 도착했다. 하늘은 점차 어둑해져가고 있었지만 이렇게 하루를 날렸다는 생각에 화가 나기보단 무사히 이곳까지 왔다는 안도감이 더 컸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인 아파트먼트에 가기 위해선 세체니 다리 입구 전 옆으로 나있는 오르막길로 올라가야 했다. 우리는 무거운 캐리어를 끙끙거리며 오르막길에 올랐고 가로등 불빛을 등대 삼아 구글맵의 빨간 핀이 꽂혀져 있는 곳에 도착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숙소는 인포데스크가 있는 곳이지만 그런 곳은 어디서도 찾을수없었다. 당황한 우리는 일단 그곳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조그마한 광장처럼 아무것도 없는 공터,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건물은 어두침침했다. 잘 찾아온 게 맞나 어안이 벙벙했던 그때, 언니가 .. 2022. 4. 20. 유럽 5-3.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뚜르르르, 뚜르르르. 통화연결음 소리가 몇 차례 울리더니 핸드폰 너머로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숙소 주소를 찍고 도착했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숙소를 찾기 어렵다고, 어디로 가야 찾을 수 있냐 물었다. 담당자는 업체 측에서 숙소 주소를 잘못 적어뒀다며 나에게 미안하다 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갑자기 긴장이 스르르 풀려버렸다. 숙소 담당자는 주소를 메일로 보내주겠다 했고 몇 분 후에 메일 알람이 울렸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숙소 주소를 구글맵에 검색했고, 구글맵 위의 빨간 핀은 부다페스트 중심부 한가운데에 꽂혔다. 순간 눈물이 왈칵 올라왔다. 버스에서 내렸을때의 두려움이 밀려와 사람들이 잘 다니지도 않던 회색빛 부다페스트 외곽에서 희 언니와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더랬다. 숙소를 예약했던 내가 혹시 .. 2022. 4. 15. 유럽 5-2.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이십키로가 훌쩍넘는 캐리어를 끙끙대며 희언니와 지하철 입구로 들어갔다. 우리는 구글맵에서 알려주는 환승버스역 앞쪽 입구로 나와 캐리어에 지친 몸을 걸터앉고선 잠시 숨을 돌렸다. 내가 잠시 쉬고있는동안 언니는 지하철역에서 티켓을 사 오겠다고 했다. 마음만은 언니와 함께 가고싶었지만 합쳐서 오십키로는 족히 넘어보이는 캐리어를 또다시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못할짓이었다. 역으로 들어간지 30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는 언니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연락을 할까 하다가 재촉하는것처럼 느껴질까봐 일단은 연락하지 않고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언니를 기다리는동안 구글맵을 열어 우리가 어느 역에서 내려야 하는지 체크하고있으니 지하철역 입구에서 언니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선 우리는.. 2022. 4. 11.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