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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여운

영화 :: 로프(Rope) 후기

by 이 장르 2021.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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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로프를 쥐고 있는가. 아니, 누군가를 재단할 로프를 쥘 자격이 있는가.

완벽이란 없다. 누군가를 재단할 수 있는 완벽을 지닌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다. 다시 말해 누군가를 재단할 수 있는 인간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당신이 쥐고 있는 로프는 사실 당신의 것이 아니며, 당신의 판단하에 누군가에게 로프를 들이미는 행위는 당신의 오만을 나타낼 뿐이다.

자신의 세상이 가장 좁은 이들이 타인의 세상을 재단하려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자신이 인지하고 있는 세상 자체가 좁아 자신이 경험하고 아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자부한다.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어떠한 여분의 가능성조차 남겨두지 않는다. 결국 로프를 탐내는 이들은 대체로 이러한 경향을 지닌 이들이다.

온전히 이성적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인간은 감정적인 동물이며, 감정과 이성의 비율의 차이만 있을 뿐 감정을 빼내고 이성을 발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이성적이라는 칭호를 스스로에게 붙인다는 것은 자신의 세상이 좁다는 것을 타인에게 공표하는 행위와 마찬가지인 것이다.

세상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평면적이지 않다. 일직선을 하나 그어놓고선 사람들을 등급별로 나누어 줄 세워 살아가게 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닌 것이다. 세상은 마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지를 뻗치는 나무처럼, 개미굴처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깊어진다. 결국 단 몇 가지의 기준만으로 인간을 줄 세워 등급을 매길 수 있는 근거는 애초에 없다는 말이다.

덮으려 해도 덮여지지 않는 것이 있다. 우리는 여전히 그런 세상 속을 살아가고 있다. 단지 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이 이야기에서 폭을 넓혀,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이 전부인 줄 아는 그들이 휘두르는 로프에 희생되는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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