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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 오랜 기간 스며들어 마치 배경처럼, 앞으로도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은 그런 것들. 여전히 그대로인가 보다. 머리로는 수없이 되뇌고 선 또다시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모습을 문득 깨달을 때면. 많은 것이 변해가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마주할 때, 우리가 처음 만난 그 순간에 머물러있다. 우리는 그들을 통해 그 시기를 기억한다. 많은 것이 바뀌었어도 우리는 서로를 그 시기에 고이 넣어두고선 가끔씩 꺼내본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 아닐까.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아 막연하게 어른을 동경했던 것 같다. 점점 어른이 되어갈수록 어른이라는 것은 무언가를 더 얻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는 과정이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내려놓고 남은 것들. 그들은 나를 기억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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