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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여운

영화 ::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 후기

by 이 장르 2020.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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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원하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얼룩말, 하이에나, 오랑우탄과 호랑이. 그리고 함께 살아남는 리처드 파커. 그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어떤 의미였는가. 왜 파이는 그들의 이야기를 동물을 통해 묘사하였는가.

 

어쩌면 파이는 이러한 일들을 회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찼던 일들이 눈앞에 벌어졌고, 이런 것이 그러한 기억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의 생존방법일테니. 그리고 그는 그렇게 기억을 빗겨 살아가고 있었다.

 

혹 타인의 이기심을 정면으로 맞이하게 되었을 때에, 우리는 그 모습을 온전히 견뎌낼 수 있을까.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 또한 ‘유사 인간’이 되는 것을 피해갈 수 있었을까. 결국엔 그들과 우리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의심은 좋은 거예요. 믿음을 유지해주죠. 시험에 들기 전까지는 믿음의 힘을 모르니까요.

 

 

당신은 무얼 믿는가. 그리고 얼마나 믿는가. 그리고 그것은 누굴 위해 믿는 것인가.

 

믿지 못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믿음을 만들어주는 신호탄이 된다는 것을보면, 인간의 믿음이란 얼마나 얄팍한 존재인지 새삼 느끼게도니다. 인간이 어떠한 신념을 가지고 한 가지를 꾸준히 들여다보게되면, 자신의 신념에 대한 옳고 그름이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느낄것이다. 다시 말해, 믿지 못하는 것을 꾸준히 되내이다 보면 역설적으로 그에대한 믿음이 생긴다는 말이다. 믿음의 유에서 무, 그리고 또다시 유로 바뀌는 과정이야말로 인간의 사고가 정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과연 자신이 쥐고 있는 것을 잃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러고 보면 결국 인생이란 게, 흘려보내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현재가 영원히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 그렇기에 우리는 주어진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난 많은 걸 잃었어요. 가족, 동물원, 인도, 아난디. 삶이란 결국 보내는 과정이잖아요.
하지만 가장 가슴 아픈 건 작별인사조차 못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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