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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여운

영화 :: '장화 홍련(A Tale Of Two Sisters)' 후기

by 이 장르 2020.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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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뒤로 걷는 꽃길,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의 연속이랬다. 후회라는 발자국을 따라 걷는 순간순간 떠오르는 기억들. 그리고 그 기억으로 옭아매진 우리들.

당신이 알면 얼마나 알겠어. 그러게 말이야. 나는, 너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게, 과연 전부일까.

 

결국 나는 누구의 탓을 하고 싶었던 걸까. 그렇다면 내가 증오하던 대상은 과연 누구였을까. 누굴 괴롭게 만들고 싶었던 걸까. 그게 당신이었을까, 나였을까. 누가 후회하고 있을까. 너일까, 아니면 나일까. 그러고 보니 나도 나를 잘 모르고 있었구나.

 

문득 궁금해졌다, 당신이 원하던 결과가 이런 것이었는지. 아니, 사실 내가 원했던 걸까. 당신들이 아프다고 했던 나는, 진짜 아팠던 걸 수도 있고. 혹은 아픈 사람으로 만들어진 걸 수도 있고.

 

인간의 기억은 쉽게 미화되더라고. 그렇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겠지만 말이야. 돌아본 나의 지난 순간들, 그리고 그때의 고통과 아픔이 그 시절 그 감각 그대로 느껴진다면, 나는 아마 고통의 구렁텅이 안에서 허우적대고 있겠지. 지난날들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주로 기억하게 되는 건, 어찌 보면 인생을 살아 감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일지도 몰라. 나처럼, 그리고 너처럼.

 

인간은 이기적이기에, 그러한 인간의 기억 또한 이기적인 편집으로 이루어지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기억하고 있는 기억은 온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믿어야 하는 걸까. 아니, 믿을 수 있는 기억이 있긴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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