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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관하여

읽기 좋은 책 :: '천안문(天安門)' 후기

by 이 장르 2020.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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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무너질것같지않던, 견고해보였던 소련체제도 붕괴됐다. 그렇다면 현재의 중국은 버티고있는걸까, 아니면 즐기고있는걸까.

최근 마주한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모국에 대한 애정이 내가 예상했던것보다 상당히 컸다. 하지만 이러한 애정의 형태는 꽤 위태로워, 자칫하면 잘못된방향으로 번질까 우려스럽기도 했다. 결국 우려한대로 그들의 애국심은 기형적인 형태로 변질되었다. 그들은 국가에대한 비일반적인 애정은 타인의 것을 탐하기 시작했다.

현 시국이 시국인만큼, 중국이라는 집단의 이기심과 억지에 전세계로부터 손가락질을 면치못하고있다. 물론 집단구성원의 모두가 같은 가치관을 지니고있는것은 아니겠지만, 대다수가 비슷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오지않았나 생각해본다.

그런 중국에서도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접하게되고, 나에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기존의 중국에 대한 관심은 중국어라는 언어를 배우면서 가졌던 관심이라면, 현재 중국에 대한 관심은 과거에 존재했던 그들의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다.

 

세계문명의 원천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대학이요, 다른 하나는 감옥이다

- '신청년' 편집장 천두슈

 

우리가 현대를 살아감에있어 우리가 마음껏 사유할수있는 곳이 있을까. 적어도 타인의 오지랖을 견디지않고 사유할수있는 공간이 존재하긴할까 의문이 든다. 실제로 인간의 사유가 시작되는 시점은, 스스로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할때 비로소 시작된다. 인간은 완벽하지않다. 그렇기에 외부의 세계와 내면의 세계 중 하나만 선택하여 대화를 시도할수있다.

현 시점 우리들의 대학은 사유와 그에 파생된 학문을 연구하는 기관이라기보단 이윤창출을 주 목적으로하는 기업의 이미지가 더욱 잘 어울린다. 이제 학생은 살아있는 생명체라기보다 사회에서 사용될수있는 부품따위일 뿐이다. 학생의 사유와 감정은 철저히 배제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는 어떠한 역할을 맡고있을까.

국가는 사유할수있는 공간이 사라져가는 이유를 근본적으로 찾아내 그것을 해결하기위한 시도를 해야한다. 어쩌면 대학은 그들의 생존을 위해, 세상에 적응하기위해 바뀌어가고 있는것인지도 모른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못한다면 우리의 삶에서의 사유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중국 청년들이 캉유웨이와 량치차오는 물론이고
초기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사유에도 내재해 있는 것처럼 보인
이원론으로부터 탈피하기 시작하면서,
'간단하고 기본적인 원리'에 대한 탐색은 역설적이지만
삶의 다양성에 대한 시각을 더 넓혀줄수있었다.

 

 

두가지의 극단적 갈림길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어가기위한 그들의 노력은 당연한것이 아니었다. 현재도 그리 다양성이 허락되지않는듯하지만, 과거의 중국 청년들에게 삶의 다양성을 찾아가는 것이란 쉽지않은듯 했다.

사실 그당시에는 중국뿐만아니라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원론적인 이념으로 나뉘어 둘중하나를 선택하지않으면 안되는 시대였다. 그외의 다른 선택지는 없었고, 두가지를 모두 선택하지않겠노라고한다면 결국 남은것은 죽음뿐이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다양성이 자라기에는 척박한 환경이었다.

 

 

그는 사람의 인생관은 결코' 과학적인' 용어 속에 한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인생관이란 주관적이고 직관적이며 독특하기 때문이다.
다시말하면 인간의 심리현상은 인과율의 법칙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꾸준히 객관 그리고 이성적임을 갈망한다. 어쩌면 인간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직관적인 존재임을 스스로 인지하고있기에 가지지못한, 앞으로도 가지지 못할수도있는 것에 대한 갈망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객관적이고 이성적이기 어려운 인간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뜻은 아니다. 인간이 주관적이고 직관적인 존재인 이유는 분명 존재할것이고, 가지지못한것을 갈망하기보다는 주어진 요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할것이다.

모순적이게도 인간이 더욱 인간다워져야지만 살아남을수있는 시대에 도래했다. 앞으로 가까운 미래, 아니 사실은 현재에도 비인간적인 능력, 즉 기계로 대체할수있는 능력은 AI가 하나씩 차지하게될 것이다.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을 순식간에 덮칠수있는 바이러스들로 인해 이러한 시기는 점차 가속화되고있다.

인간이 기계를 만들어낸 이유는, 좀 더 윤택한 세상에서 더 오랜시간 행복을 누릴수있게끔하려는 의도일까, 혹은 인간의 욕심으로 약자들을 좀더 완벽하게 지배하기위한 의도일까. 적어도 후자가 아니길 바랄뿐이다.

 

 

민중의 마음에 불을 붙이고, 나라를 되살리는 불꽃을 피워 올릴 것으로 생각할지모른다.
그러나 민중이 함께 산화하기를 거절한다면
그들은 목숨을 장례식 때 태우는 상여나 종이로 만든 상징물처럼
헛되이 내버린 꼴이 될 수도 있다.

- 루쉰

 

 

모든 것에는 타이밍이 존재한다. 어떠한 것에 대하여, 누군가는 원하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원하지않을경우, 그 노력은 어느순간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타이밍을 맞추기란 여간 쉬운일이 아니다. 그렇기때문에 우리는 언제 찾아올지모르는 타이밍을 위해 준비해야한다. 그렇게 고의적으로 타이밍을 맞추려 노력하는사람들로인해 세상은 조금씩 변화되어간다.

나는 마오쩌둥이 왜 과거 부르주아적 생활관을 타파하려 했는지 이해할수있다.
그러나 그런 투쟁을 글로 쓸 수는 없었다.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베이징의 학생들처럼 느끼고 생각할 수도 없다.
우리 늙은이들은 지금의 상태가 잘못되었다고 사과할 수 없다.
우리는 다만 왜 우리가 이렇게 되었는가를 설명하고,
미래로 가는 길에 서 있는 청년들에게 손을 흔들어줄 수 있을 뿐이다.

- 라오서, 1966년 5월 외국기자들과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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