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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여운

영화 :: '우리도 사랑일까(Take this Waltz)' 후기

by 이 장르 2021.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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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네가 나를 봐주던 그 느낌이 그리워 또 다른 새로움을 찾았다. 하지만 결국 새로운 것은 영원히 새로운 것으로 남아주지 않더라. 내가 많은 걸 바랬던 걸까. 그저 나를, 처음과 같은 눈으로 바라봐 주기만을 바랐을 뿐인데. 그게 그렇게 큰 욕심이었나.

아, 욕심이었구나. 한마디 없이 숟가락만 끄적이던 우리의 모습에, 지독히 외로워 몇 번씩이나 되뇌며 겨우 던졌던 질문에 너는 무덤덤할 뿐이다. 단지 같이 산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다 안다며 근사한 곳에서 맛있는 걸 먹으려 외식한다는 너에게, 나는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서로 마주 보고 밥을 먹는 이곳이, 서로 근황을 물어보자고 온 게 아니란 너에게, 나는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설렜다. 나에게 다가온 뜻밖의 새로움은, 사랑하지만 무덤덤했던, 평온해 보였지만 아슬아슬했던 그 관계에서 예고 없이 들어왔던 너는, 그 자체로 나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 눈빛을 잊은 줄로만 알았는데. 아, 나에게 여전히 이런 눈빛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구나. 너에게,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설렜었더랬다.

아마도 나는 너를 통해 과거 남편, 혹은 과거에 사랑했던 남자들을 보았는지도 모른다. 눈과 입으로 같은 말을 했던 그 시절을. 그걸 당신에게 봤던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당신을 처음 보지만 그 눈빛, 그 말투는 분명 처음 보는 것이 아니었다. 낯설지 않은 낯섦이 꾸준히 당신을 생각나게 했는지도 모른다.

함께 들어 즐거웠던 노래도 결국 끝이 났구나.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건 없는 걸까, 아니면 영원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각자의 길을 찾고 싶어 하는 걸까.

 

 

새것도 결국 헌 것이 돼. 헌 것도 처음에는 새것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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