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의 여운

영화 :: '하나 그리고 둘(A One And A Two)' 후기

by 이 장르 2021. 2. 18.
728x90
반응형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영화의 한순간이었다. 사랑하고 싸우고 이별하고 그리고 영원한 헤어짐까지. 그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 속에서, 우리는 숨 쉬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삶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죽음으로 수렴되는 통로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매일의 의미를 부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우리에게, 삶이란 무엇일까.

한순간이었다. 예기치 못한 순간은 뜬금없이 찾아와 삶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꿔놓아버린다. 죽음에 거의 다다랐음을 알지만, 죽음에 도달하는 그 시점까지 일상을 함께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천 끄트머리를 조각조각 기워놓은 어색한 손수건처럼, 우리의 일상을 조금씩 떼어 나눠주고 있었다.

어울리지 않았다. 분명 같은 시간을 함께 채워갔던 줄 알았는데, 일상을 나눈 줄 알았는데 나의 일부를 들려주는 게 이렇게 어색할 줄은 알지 못했다. 우리는 그동안 무슨 이야기를 해왔던 걸까. 시답잖은 이야기로만 서로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박스 안에 넣어두던 몇 개의 스티로폼 조각처럼, 그런 쓸데없는 것들로 채워갔던 걸까.

결국 기억나는 게 없다. 노력은 했지만,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이야기는 한정적이구나. 결국 우리는 때때로 우리의 굴레에서 벗어나있었다. 서로가 알아주길 바라지만, 알려주지 않을 우리의 이야기들. 분명 같은 공간에 머물면서도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구나.

컴퓨터 게임의 세계는 무한합니다.
현재 컴퓨터 게임의 형태가 싸우고 죽이는 것에 머물고 있는 건
우리가 컴퓨터를 완전히 이해 못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일 겁니다.

- 영화 '하나 그리고 둘'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