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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생각노트

사유하지 않음의 결과 : 붉은색의 변명

by 이 장르 2021.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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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라는 곳이 개인에게 제약을 두기 위한 가장 우선적인 작업은, 사회에 있는 지식인과 문화예술인들을 탄압할 근거를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러한 시작은 인간의 욕심에서 출발되며, 욕심을 보지 못하는 인간의 무지함이 잘못된 권력에 힘을 실어준다.

중국의 국부라 불리는 마오쩌둥은 문화대혁명이란 이름으로 중국을 파괴했다. 마오쩌둥은 봉건시대의 잔재를 없애야 한다며 마오쩌둥의 광신도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홍위병이라는 이름의 괴물 집단이 되었다. 그들은 아직 어렸고, 중국은 이들에게 사유에 대해 가르쳐준 적이 없기에 그들의 삶에서 사유에 대한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의 사유의 부재는 파괴활동에서 빛을 발했다. '전통'과 '낡은 것'조차 구분하지 못하던 그들은, 베이징 시 문화재로 등록된 6843곳 가운데 4922곳을 훼손하였으며, 황제를 비롯한 역사적 인물들의 묘와 기념관, 사찰을 파괴해버렸다. 또한 불교의 나라 티베트에서는 3700개의 사찰 중 불과 13개만 남았다고 할 정도로 그들의 파괴활동은 왕성하게 퍼져갔는데, 불과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그들의 찬란했던 5000년 중화문명이 어리석은 그들의 손에 처참히 부서져버린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중국인들이 가장 존경한다던 공자의 묘 또한 이 시기에 홍위병들이 훼손시켜 버렸다는 것이다. 공자조차도 이들에겐 봉건의 잔재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오쩌둥의 욕심을 꿰뚫어볼 수 있는 중국인은 현재 중국에 존재하지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중국에 존재할수없다. 마오쩌둥은 이들의 광기를 이용해 음악, 미술, 영화, 체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해하기 힘든 정책과 숙청을 자행하였다. 홍위병은 화가, 음악가, 교수, 문학가, 과학자 등 문화예술인과 지식인들을 '반혁명 분자'로 매도해 머리를 깎고 인두로 지지는 등,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없는 행위들을 행했다. 그들의 집단 안에서는 사유의 부재가 다수를 이뤘고, 비인간적 행위를 다수가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홍위병 집단 안에서는 정상의 범주에 속하는 행위였던 것이다. 이러한 행태는 가족 간에도 예외가 없었고, 홍위병은 자신의 부모도 반동분자라 고발하기도 했다고 한다.

내가 저지른 짓을 떠올리면 너무도 수치스럽고 부끄럽다. 개인적인 야망을 추구했기 때문이 아니다. 꼬마 혁명가 노릇을 하며 나는 온갖 잔인한 파괴 활동에 참여했다. 당시 '적에 대한 행동은 그 어떤 것도 잔인하지 않다'라는 가르침을 그대로 따랐지만, 돌이켜보면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이는 내 일생에 영원히 치유하지 못할 상처로 남을 것이다.

- '홍위병:잘못 태어난 마오쩌둥의 아이들'을 쓴 션판의 고백

중국인들은 자신의 자부심이라던 공자를 파괴했던 마오쩌둥을 현재까지 중국의 국부로 칭하고있다. 물론 표면적으로 내세운것이었지만, 현재 중국인들은 마오쩌둥이 없애자던 '봉건의 잔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있다. 심지어 타국에 존재하는 그들만의 '봉건의 잔재'를 본디 자신들의 '잔재'라며 정신승리를 하고있다. 이러한 행위는 그들이 존경하는 국부 '마오쩌둥'의 주장에 반하는 행위들이다.

중국은, 중국인들은 도대체 무엇을 지키고싶어하는것일까. 그들이 존경하고싶은것은 무엇일까. 아니, 사실 중국은 거대한 홍위병 집단으로 만들고싶어하는것이 아닐까 싶기도하다. 그들은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조국에대한 피해자일지도 모른다. 현재 중국의 행위에 대하여 느끼는 부끄러움을 표현하는순간, 그들의 조국은 그들을 '삭제'한다. 중국은 그들의 국민들이 사유하지않길바라며, 사유하는 중국인을 중국이란 집단에 두지않길원한다. 사유하는 중국인은 '삭제'당한다. 또한 그 '삭제'의 순간들을 그대로 남은 중국인들에게 보여준다. 그들의 공포를 조장하여 사유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중국의 시도일지도 모른다.

세계를 쥐락펴락했던 독재자들은 사라졌다. 여전히 지구에 독재는 존재하지만, 그들은 언젠가 사라질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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