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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생각노트

각자의 불행

by 이 장르 2021.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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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길 바란다. 너와 나, 우리모두가 자유로움에 대하여 공평하게 분배받길원한다. 아마도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적 목표에서, 평등이라는 단어를 자주 발견할수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하다. 하지만 평등이라는 단어에 대한 무제한적 동경은 때로 인간의 본성을 건들여댄다. 인간은 내가 겪고있는 고통이 오롯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길바란다. 이것이 아픔을 나누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것에 사용된다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인간의 본성은 모두가 공평하게 불행하길 바란다.

세상에 사연없는 사람이 어딨겠냐만은, 그에따른 고통에대한 체감은 결코 동일하진않을것이다. 또한 상대의 크나큰 고통이 나에겐 별것 아닌듯 느껴질수도 있는것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다.

인간의 모순이란 이런것이다. 자신이 고통스럽지않길 바라면서, 타인은 나의 고통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꾸준히 고통스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방법을 갈망하면서도, 그 과정에 있는 고통은 고려하지않는다. 인간이란 이렇게 모순적인 존재다. 결국 타인의 고통에 공감해주는척하면서도 자신의 고통과 비교하고 위안을 삼는것이 인간이란 존재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위안으로 얻어지는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할수없다. 단지 조금의 가능성만 남아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러한 가능성은 존재하지않는다는 것이다. 단지 내가 공감할수있는, 나의 세상과 겹치는 범위안에서의 고통은 느낄수있으므로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고통의 신기루일 뿐이다.

 

 

구층 높이에서 우리를 내려다보는 아버지의 시선이 내게도 느껴졌다.
남보다 큰 키 때문에 그는 항상 내려다보는 자세에 습관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권위는 은혜라는 명목으로 지탱하려 한다는 것을,
그런 것은 어린 자녀의 성장에 유익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그는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그들 부녀가 좀더 좋은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아나가기를 바랐다.

- 금희 '무한오리부위집'

 

인간이란 종족은 그 생김새가 다양한듯 비슷하지만, 그 세계는 유사하지않을수도 있다는것을 알아야한다. 우리가 생각하는것보다 각자의 세계는 크기도 다르고 그 모양또한 다르다. 이러한 다양성은 가족 내에서도 작용되는데 여전히 부모가 된 이들은 자식을 자신의 세계에 가두려는 경향이 있다. 다시말해 낳아진 이는 낳은 이와 다른 세상을 품을수있고 그 크기와 모양은 각자가 겪어온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부모는 자식의 세계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해서 온전히 맞는말또한 아니다. 일부분은 맞고 나머지부분은 그렇지않은, 교집합과같은 모습의 세상이다. 서로 겹쳐지지않은 부분을 인정해야한다. 당장 보이지않고, 알수없더라도 서로의 모습을 존중할수있어야하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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