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주말에 봤던 영화, ‘러브 액츄얼리’.
영국식 발음을 참 좋아하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영국식 억양을 들을 수 있어 기분 좋았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마다 러브 액츄얼리의 OST인 ‘All you need is love’를 챙겨듣곤하지만 실제로 영화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봐야지' 하고 미뤄뒀던 영화를 하나씩 챙겨보는 중.
영화는 잔잔했다. 이성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 우정이란 이름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마 이영화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의 사랑은 모두 아름다운 것은 아니라는 것도 담아냈다는 것. 그저 아름다운 부분만 보여주려 하지 않아 그 점 또한 마음에 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름답지 않은 사랑이 영화의 잔잔한 흐름을 깨지 않기 위해 어쩌면 답답하게도 다른 사랑들에 묻혀 지나갔다는 것.
러브 액츄얼리가 2020년 버전으로 다시 제작된다면, 아마 더 다양한 사랑과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에 연출된 공항에서 서로를 안는 만남의 장면은 각박한 세상 속에서 아직도 사랑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연출이 아닐까 싶다.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지금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 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지만 2020년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엔 모든 것이 멈춰 놓은 것 같다.
새로운 시작으로 가득 찼던 3월이, 서로에 대한 불신으로 채워지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서로를 질타하기 바쁘다.
‘이 시국’의 한가운데에 놓인 우리가, 언제쯤이면 다시 사람을 그리고 세상을 맘껏 사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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