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존 말코비치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한다
사람들의 욕망이 모여 타인을 침범했다. 자신의 욕구는 타인으로부터 존중받길 원했지만 타인을 존중하는 법은 익히지 못한 듯했다. 철저히 이용하고, 이용당했다.
그들은 단 한 번이라도 당사자에게 동의를 구한 적이 있는가. 분명 그는 처절하게 그들의 출입을 거부하고 있었다. 철저히 짓밟힌 외침은 그렇게 사라져 갔다. 그들은 하나같이 익명의 그림자에 숨어 철저하게 교활해졌다.
인간의 욕망을 질타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방법론에 대한 질타인 것이다.
그들은 하나의 인간을, 그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한 놀이기구, 혹은 자신들을 담아내는 깡통 따위 정도로 여기고 있었다.
그가 잠시 동안 크레이그로부터 벗어나 ‘자유다.’라고 외칠 때에, 그것이 당신에겐 어느 정도로 처절하게 들렸는가.
“내가 보기에는 세상 사람들은 두 부류야. 원하는 걸 쫓아가는 사람들과 안 그런 사람들, 맞죠?”
“맞아요.”
“정열적인 사람들, 원하는 걸 추구하는 사람들은 원하는 걸 못 얻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최소한 생기가 넘쳐요. 그러니까 마지막에 숨이 넘어갈 때 별로 후회할 게 없어요. 원하는 걸 추구하지 않는 사람들은 누가 거들떠보기나 할까?”
모순적이다. 존 말코비치는 그토록 자유를, 온전한 자신을 원했지만 그대로 죽어갔다. 그의 삶은,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의 침범으로 가득 찼기에.
그들은 단지 ‘거들떠보아지기’ 위해 타인을 침범한 것인가.
그들의 욕망을 머금고 태어난 다음 타깃에게, 누가 동의를 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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