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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누구의 것인가. 당신의 시간은 온전히 당신의 것이라 장담할 수 있는가.
타인을 위한 시간으로 마주했던, 내 과거 시간도 온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있지 못했다. 우리의 추억은 어디로 사라진 것이며, 우린 도대체 언제부터 누군가를 대신하고 있던 걸까. 우리의 삶이란 게 있긴 할까. 아니, 사실 애초에 존재한 적 없었던 걸지도.
어린 시절 우리는 분명 특별함을 배워왔건만, 이유 모를 무언가에 휩쓸려 이곳까지 왔다. 평범함이란 이름 속에 억눌려있던 특별함이란. 누군가를 위한 삶을 살고 있는 지금, 우리가 원하는 삶이 이런 것이었을까. 가끔은 아득한 이 상태가 서글프게 느껴지곤 한다. 사라진 시간,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마주치는 가식적인 시간들. 그리고 그들의 돈과 맞바꾼 나의 아이덴티티. 주체적인 삶을 팔아 벌어들인 돈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세상으로부터, 환경으로부터 하나둘 얹어진 아이덴티티에 짓눌려 호흡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 살아남는다 해도 그만한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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