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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에, 아 가을이 왔구나. 여름의 흔적처럼 여전히 드러나있는 살결에 바람이 스치자 살짝 움츠러들었다. 그렇게나 지루했던 여름이, 정말 지나가는구나. 옷장에서 짙은 오렌지색 카디건을 집어 들었다. 아직까지 낮에는 조금 더운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가을인걸.
가을의 카디건을 사랑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카디건을 입을 수 있는 이 계절을 사랑한다. 선선함과 살짝 더운 그 공기 사이를 오가는, 그 느낌을 사랑한다. 그동안 텁텁했던 그 공기들을 환기시키는듯한, 그 계절을 사랑한다.
얼마 후면 또 가을이 그리워질 테지. 차가운 공기가 옷 틈새로 들어올세라, 옷깃을 여미기 바쁠 테지. 계절의 내음을 음미할 수 있는 여유는 차가운 공기 속으로 사라지겠지.
당신의 가을은 여전히 더위가 가시질 않았는지, 아니면 뜻밖의 차가운 공기에 놀라 숨어버린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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