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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생각노트

유토피아는 없다

by 이 장르 2021.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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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이상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본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슬프게도, 우리의 환상은 대부분 허상에서 끝날 때가 많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유토피아처럼 묘사하는 북유럽 국가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살기 좋은 곳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북유럽 사회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폐쇄적이다. 그들은 외부인들을 환영하지 않는다. 북유럽 국가에서 혼혈인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에서 이들의 폐쇄성을 엿볼 수 있다. 그들은 암묵적으로 규정되고 있는 북유럽이의 외모를 지닌 백인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없이 한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여러 인종이 함께 살아가고 있어 일부를 제외하고는 인종차별에 대해 조심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북유럽에선 누군가가 어떠한 발언 혹은 행위에 대하여 인종차별로 느껴 반발을 한다 해도, 인종차별에 대해 짚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인종차별의 피해자를 그저 예민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어쩌면 북유럽 국가의 외모를 지닌 백인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북유럽 국가란, 벗어나고 싶은 공간일지도 모른다.

또한 2015년까지 덴마크에서 사람과 동물 간의 성관계(수간)가 만연하게 행해져왔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다. 그 당시 덴마크의 법은 동물을 '해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비윤리적인 행위라 해도 범법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북유럽이란, 인권과 동물권 등이 다른 국가에 비해 발달되어 있다고 인지되고 있고, 그러한 권리를 법제화하는 것에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런 국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다른 국가에서 일어난 것보다 더욱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들이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 또한 이러한 폐쇄적으로 사고하는 사회환경이 한몫할 것이다. 타 문화에 대한 북유럽 사람들의 폐쇄성이 다른 문화의 장점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해 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른 말로는 그들 특유의 소심함이 새로운 시도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무작정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것도 좋은 태도는 아니지만, 새로운 것에 대해 매 순간마다 주저하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기엔 어렵다.

결과적으로 북유럽은 우리가 환상을 품을만한 유토피아가 아니다. 사실 그 어디에도 유토피아는 없다. 단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보다 더 나은 곳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유토피아를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해 유토피아라는 존재란, 인간의 갈망이 만들어낸 허상의 존재라는 것이다.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환경보다 더 나은, 유토피아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믿는 자체를 비난할 순 없다. 하지만 유토피아에 대한 맹신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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