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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올해 달력이 두 장밖에 남지 않았다. 아쉬움이 묻은 연락이 흘러오는 걸 보니 연말이 다가오고 있구나. 시간이 빠르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지나간 숫자는 기억 속에서 듬성 거릴 뿐이다.
내가 주인공인 줄 알았던 어린 시절을 지나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아닐 수 있음을 깨달아버린 지 오래. 따뜻한 것들만 보면 왜 그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던, 그래서 스스로 얼음인 줄로만 알았다던 문장에 덩달아 흘러내려버렸다. 어쩌면 나도 따뜻함을 그리워하는 얼음이었나 보다.
돌이켜보니 그리 자유롭지 않은 시기임에도 부지런히 무언가를 끄적였다. 몇 번의 계절이 변하는 동안 좁아져가는 세상에 덩달아 마음이 급해져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했더랬다. 그럼에도 뿌듯함보단 허전함이라는 감정이 채워지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조금 급하더라도 조급하진 않았으면 했다. 어쩌면 불안하다는 것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줌과 동시에 호흡을 가 빠르게 만들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차오르는 숨을 뒤로하고 잠시 멈춰 서서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고 있자니 참 멀리 도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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