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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생각노트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by 이 장르 2021.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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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얼 위해 이렇게나 열심히 살아가고 있나. 고작 100년도 되지 않을 시간을 누리기 위해 나의 전부를 갈아 넣는 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이 문득 머릿속을 스친다.

야속하게도 우리가 어떤 시기를 겪어내고 있든 시간은 흘러간다. 이렇게나 무정한 시간 끄트머리를 붙잡고선 정신없이 흘러가다 보면 그 끝이 있을까. 밀려드는 막연함에 잠겨버리곤 한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겐 절실할 시간일 테니. 그들의 절실함을 따라 꾸역꾸역 붙잡고 있던 손이 끊임없이 저려온다.

결국 우리는 잘해봐야 시체가 될 뿐이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아무리 발악을 한다 한들 결국 우리는 시체가 될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삶을 더 나은 삶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숫자로 매겨지는 가치를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까.

알다가도 모를 인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꾸준히 살아가는 이유는 어쩌면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고 싶어 하는 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걸 다른 말로 희망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말도 안 되는 허상처럼 느껴지는 무언가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테니 말이다.

나 또한 결국 잘해봐야 시체가 될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의 삶을 사랑한다. 때때로 시간을 따라가다 마주한 고통 속에 파묻혀 허우적대야만 할지라도 언젠가 그곳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오늘의 나를 움직이게끔 해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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