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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생각노트

세대 분류의 폭력성

by 이 장르 2021.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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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에 대한 주제가 던져질 때마다 'MZ 세대'라는 키워드 또한 함께 떠오르고 있다. 여기서 표현되는 'MZ 세대'란 80년대 초반 출생부터 00년대 초반 출생까지를 아우르고 있는데, 현재 이들의 범위는 한국 나이 기준 1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이다. 누군가는 우스갯소리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하지만 세상은 더 빠르게 변하고 있어 이것도 벌써 옛말이 되어버렸다. 빠르면 3~5년 사이에도 꽤나 많은 변화들을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세대 분류라는 명목하에 30년 정도의 긴 시간 동안 태어난 이들을 하나의 세대로 묶어 하나의 명칭으로 정의해버렸다.

굳이 세대를 나눠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세대를 분류하는 행위는 기성세대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 기존 자신들이 유지하려는 사회적 흐름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자신과 반대되는 부류를 쉽게 규정하기 위하여 하나로 묶어버리는 것이다. 이는 기성세대의 권위적 행위이며, 이렇게 분류된 사람들은 기성세대의 입맛대로 정의 내려진다. 이렇게 이루어져 버린 세대의 일반화는 사람들의 다양성을 묵살시킨 채 사회적으로 이들의 특징인 듯 굳혀져버린다.

표면적으로 세대의 분류는 모든 세대들이 현재의 트렌드를 알기 위한 시도 같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자면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사회적 흐름을 거스르는 이단아로 규정해버린다. 세대에 대한 명칭 이외에도 '요즘 애들'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알고 있다면 세대를 분류하는 의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가 지니고 있는 다양성을 훼손시켜 자신들이 규정하기 편한 대로 분류하고 정의해버렸다.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는 지금 시대에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규정하는 행위는 그들의 다양성을 무시하겠노라는 하나의 선언과도 같다. 앞으로도 기성세대의 권력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하는 그들의 욕심이 다양한 사람들을 규정하고 통제하려는 행위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만약 다양성을 인정하게 된다면 그에 맞춰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지게 되며, 결국엔 자신들이 지닌 권력을 지켜내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이들은 타인을 묵살시키려는 이기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다시 말해 나이는 누구나 먹는 것이며 기성세대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새로움을 원한다면 새로운 흐름의 장단점을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기성세대가 그들의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면 그들에 의해 다양성이 강제로 훼손된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를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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