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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홀로 맞이하는 휴일이다. 이게 얼마 만인가 싶은 생각에 양팔을 한껏 위로 끌어올렸다. 분명 채우는 시간보다 그 시간들을 정돈하고 다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외면해왔더랬다. 무엇에 이리 치여살았는가 한숨을 내뱉으면서도,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시기임을 알기에 내뱉었던 숨을 다시 들이켰다.
여유 없는 삶을 바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면 그 누구도 여유 없는 시간을 오래 즐길 순 없는 거였다. 그럼에도 이 순간들을 견뎌내려 하는 이유는, 이 시간 후에 찾아올 무언가를 기대하기 때문일까.
때때로 아득해지곤 한다. 내가 기대했던 무언가에 대한 희망 하나만으로 기약 없는 기다림을 버텨낼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오늘도 기계적으로 책상 앞에 앉아버렸다. 습관적으로 아이패드를 켜는 나 자신이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언제까지 이렇게 꾸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사실 모두의 이해를 바랐던 것은 아니었다. 물론 견뎌내고 있는 것들조차 감당하기 힘들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다며 바라왔던 이해였다. 욕심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된 차가운 공기는 나를 당황시켰다.
어쩌면 나는 내가 무심결에 던졌던 말의 온도차에 감기가 걸린 것일지도 모른다. 끊임없는 일들을 당연하게 해낼 거라 생각하며 무심하게 내던졌던 나 자신에게 서글퍼졌나 보다. 차가운 공기에 반항하듯 뜨거워진 머리는 쉽사리 미지근해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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