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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적 살인이다. 그 대상도, 이유도 알 수 없던 사람들이 무심하게 죽어 나가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의 두려움은 일상 속에 자리 잡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떠들어대던 어설픈 진실은 우리를 두려움으로 내몰기 충분했다.
당신은 결코 나를 찾아내지 못할 테지. 평범이라는 탈을 쓴 채로 당신들 속에 섞여들어 서로를 의심하는 모습에 이에 설레온다. 하찮게 바라보던 당신들의 시선을 공포에 담가두는 행위를 멈출 생각은 없다. 막연한 두려움이 커져갈수록 당신들의 삶을 쥐고 있다는 희열감에 몸서리쳐지는 걸 보니 지하실에 넣어질 것들이란 어쩌면 당신들의 두려움일지도 모르지.
하나의 피사체에 불과하던 내가 처음으로 세상의 주인공이 되었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조디악이라는 이름이 세상 곳곳에서 들려올 때마다 나의 존재감은 드러나고 있다.
부디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한다. 한낱 트레일러에 전전하며 득실거리던 설치류와 별다를 바 없던 생활이었다. 그렇게 끝나버릴 줄 알았던 나의 삶이 당신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다면 내가 살인을 멈출 일인가.
당신에게도 두려운 존재인가. 당신들은 여전히 나를 두려워했으면 좋겠다. 실체 없는 두려움으로부터 고통받아보길 바란다. 그렇게 나는 당신들의 두려움을 먹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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