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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드림이라 했다. 평범했던 한국에서의 삶으로부터 벗어나 특별한 삶을 살아보겠노라는 마음으로 떠나온 한국이었다. 반나절 이상을 떨어진 그 거리만큼 우린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거란 기대와 달리, 과거의 기대에 얽매여 평범함을 애타게 갈구하던 나의 처지가 어느 순간 처량하게 다가오는구나.
꿈, 아메리칸드림은 그저 꿈일 뿐이었다.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진실 속에서 낯선 땅, 낯선 이들 사이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방인의 처지로 지극한 외로움을 견뎌내야 하는 우리가 고를 수 있는 더 이상의 선택지는 없구나. 눈물이 내려앉은 이 땅에 그렇게 우리의 뿌리가 조금씩 파고들고 있었다.
사무치는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악으로 고향의 내음을 여기까지 끌어왔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듯해 알면서도 한껏 부려본 욕심이었다. 익숙하다지만 이방인이 정체성이 되어버린 나의 자식들에겐 그저 낯선 요소일 뿐이었다. 나의 욕심은 그렇게 누군가의 상처가 되어버렸구나.
바라왔던 건 그저 평범함뿐이었다. 하지만 그 평범함조차 우리에겐 쉽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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