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의 여운

영화 :: '나의 서른에게(29+1)' 후기

by 이 장르 2022. 1. 6.
728x90
반응형

 

 

사람이 30세가 되면 토성의 영향을 받는대.
인생은 변화무쌍하고 헤쳐 나가야 할 일도 많아.
서른을 앞둔 자네의 인생에서 좋은 도전이 될 거야.
이번 기회를 잘 잡도록 해.

- 영화 '나의 서른에게'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분명 앞자리가 바뀌는 게 처음이 아닐 텐데 뭐 그리 유난인지 주변 한숨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거나 갑자기 불행에 빠지지 않을 거란 걸 알면서도 주변에서 들려오는 불안에 가끔은 정말 그런가 싶기도 했다.

스물아홉, 이십 대를 마무리 지으며 한편으로는 삼십 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지만 이를 알려주는 이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사회는 그저 겁을 안겨주며 우리를 부추겼고, 우리는 건네받은 겁을 들고선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결국 우리는 애매한 어른이 되어버렸구나.

경험한 적 없어 그저 두렵게만 느껴지는 것들은 실제로 마주해보면 별것 아닐 때가 많다. 단지 우리가 겁이 나는 이유는 마주해야 할 것이 어떤 형태일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과거를 그리워하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이십 대로 돌아가고 싶진 않은 몇 되지 않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놓친 것도 많았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많았던 나의 이십 대지만 돌이켜보니 그저 추억으로 남겨두고 싶은 마음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 과정을 다시 견뎌낼 자신이 없는 거겠지.

위로라기보다 그저 우리가 겪어왔던 지난날처럼 별 탈 없을 거란 걸 알려주고 싶었다. 겪어봐야 할 수 있는 말이기에 할 수 없던 말들을 이제 꺼내볼 수 있겠구나. 그저 주변의 요동에 두려워하고 있을 이들에게 건넬 수 있겠구나.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고.

 

4월 3일이면 나는 서른 살이 돼.
검사 결과를 받은 그 순간부터 내가 몇 살인지는 아무 상관 없더라.
우리는 매일 죽음을 향해 걸어가니까.
남은 시간이 얼마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가고 싶은 곳을 가면 되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행복했던 모든 순간들을 기억하는 거지. 인생이 우리 뜻대로 되진 않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살아가는 것뿐이야.

- 영화 '나의 서른에게'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