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침을 알리는 룸메들의 알람을 뒤로하고 무거운 눈꺼풀을 꾸역꾸역 들어 올렸다. 그래도 시차 적응조차 하지 못해 새벽 내내 뜬눈으로 지새우고서 남은 몇 시간 겨우 눈 붙였던 파리에서의 지난날을 떠올려보면 지금은 그때에 비해 확실히 유럽의 시간에 적응됐다는 게 느껴졌다. 일으켜야 하는 몸은 여전히 무거웠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그때에 비해 일어날만한 편이었다.
먼저 조식을 먹으러 다녀온 룸메들이 하나둘 방으로 들어왔다. 함께하는것보다 조금 더 게을러지길 택했던 나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음을 깨닫고선 몸을 일으켜 간단히 씻었다. 여전히 무겁게 느껴지는 몸에 걸쳐진 신발조차 무겁게 느껴져 신발을 신는다기보단 끌고서 조식을 먹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조식을 먹기 위해 내려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나는 먹고 싶은 것들을 접시에 담아 창가 쪽에 앉았고 창밖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테이블 위로 흩뿌려져 나름 괜찮은 풍경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혹시 일행들이 있을까 한두번 주위를 둘러봤지만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나 게으름 피우더니 확실히 늦긴 늦었나 보다. 햇빛이 곁들여진 아침을 먹고 있을 때 즈음 익숙한 목소리가 하나둘 들려오기 시작했다. 다시금 고개를 돌려 둘러보니 잠이 덜 깬 일행들이 하나둘 들어오고 있었다.
살짝 웃음이 났다. 룸메들이 부지런해 혼자 늦은줄로만 알았던 아침이 사실은 늦지 않은 것임에 그저 웃음이 났다. 룸메들 덕분에 잠시나마 아침의 여유를 홀로 즐길 수 있었구나. 나는 홀로 식사를 마치고선 커피와 디저트를 가지고 테이블로 돌아왔다. 이곳을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아 가기 위해.
여유로운 식사가 끝나고 우리는 간단한 짐을 챙겨 프라하 구시가지로 향하기 위해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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