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른 영상 편집을 하다가 문득 그동안 미뤄왔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시작을 하면 꾸준히 만들어낼 자신은 있었지만 시작을 하는 게 쉽지 않아 고민하다가 미뤄 오기만 했다. 간단히 콘셉트를 정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일 년 넘게 매일 취향에 맞는 곡을 찾아 올려왔기에 콘셉트만 정한다면 그 콘셉트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곡은 많았다.
그동안 내가 너무나 좋아했으나 유명하지 않은 아티스트 분들의 곡을 묶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매일 곡을 선정해 유튜브에 업로드하면서도 여전히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아쉬웠던 아티스트 분들을 위주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만든 플레이리스트의 재생화면은 심플했지만 파일 자체가 용량이 크고 프리미어와 에펙을 함께 써서 편집을 한 터라 출력되고 업로드하는 데에 꽤 오랜 시간이 들었다. 그럼에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생각만 했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칼칼한 목에 식은 홍차를 꾸준히 들어부었다. 이 때문인지 아니면 내일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렘 때문인지 일찍 잠들지 못한 어젯밤의 여파가 내 눈꺼풀 위를 눌러오고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한숨 자자며 침대로 향했다. 몇 년 동안 베개를 베고 자지 않던 나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장식으로 세워뒀던 베개를 머리맡에 내려두고선 그대로 잠들었다.
아직까지는 칼칼한 목과 잔기침을 제외하고선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 이런 생각이 드는 건지 모르지만, 확실히 나는 혼자 일하는 것이 적성에 잘 맞는구나 싶었다. 벌써 일주일 중 며칠이 지났다는 걸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적성에 맞는 생활이었다. 엠비티아이의 앞자리가 E인 것이 무색할 정도로 집을 좋아하는 나는 아무래도 취업 형태의 노동보단 협업 형태의 노동이 더 잘 맞지 않을까 싶었다.
퇴사를 앞두고 있지만 좀 더 진지하게 퇴사를 생각하게 됐다. 당장 다니고 있는 회사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노동에 대해서도 안정적이지만 남이 주는 일을 수동적으로 받아할 것인가, 아니면 쉽진 않겠지만 스스로 일을 찾아 협업의 형태로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안정적이란 건 상대적인 것이니 어쩌면 매도 먼저 맞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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