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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2019 유럽 🇫🇷🇨🇭🇦🇹🇨🇿🇭🇺

유럽 5-3.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by 이 장르 2022.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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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르르, 뚜르르르. 통화연결음 소리가 몇 차례 울리더니 핸드폰 너머로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숙소 주소를 찍고 도착했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숙소를 찾기 어렵다고, 어디로 가야 찾을 수 있냐 물었다. 담당자는 업체 측에서 숙소 주소를 잘못 적어뒀다며 나에게 미안하다 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갑자기 긴장이 스르르 풀려버렸다. 숙소 담당자는 주소를 메일로 보내주겠다 했고 몇 분 후에 메일 알람이 울렸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숙소 주소를 구글맵에 검색했고, 구글맵 위의 빨간 핀은 부다페스트 중심부 한가운데에 꽂혔다.

순간 눈물이 왈칵 올라왔다. 버스에서 내렸을때의 두려움이 밀려와 사람들이 잘 다니지도 않던 회색빛 부다페스트 외곽에서 희 언니와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더랬다. 숙소를 예약했던 내가 혹시 우리의 여행을 망친 게 아닐까, 또 언니는 자신의 걱정이 괜히 서로의 여행을 망치게 되진 않을까 하며 서로의 두려움을 내색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나 보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나니 아까보다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우리는 다시 구글맵이 알려주는 대로 트램에 올라탔다. 그동안 두려움에 짓눌려 느껴지지도 않던 캐리어의 무게가 이제야 느껴졌다. 트램을 타고 바깥 풍경의 채도는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의 고생은 없겠지. 기쁜 마음을 안고 선 트램을 갈아탔지만 구글맵 위의 파란 점은 숙소 반대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또다시 트램을 거꾸로 탔지만 그조차 즐거운 우리 었다. 다시 갈아타면 되지 뭐.

트램을 갈아타고 드디어 부다페스트의 중심부에 두발을 내려놓았다. 하늘은 어두워지기직전의 그 상태로 짙은 파란색을 뿜어내고 있었고 그 가운데에 놓여있는 세체니 다리의 초록빛은 하늘색과 어우러져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언니, 우리 이거 보려고 여기까지 왔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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