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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2019 유럽 🇫🇷🇨🇭🇦🇹🇨🇿🇭🇺

유럽 5-5.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by 이 장르 2022.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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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이 듬성듬성 놓여있던 오르막길 중턱에 언니를 홀로 두고선 빠르게 내려와 숙소 담당자가 알려준 곳으로 향했다. 이미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진 부다페스트는 가장 아름다운 야경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지만 그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던 우리였다. 애매하게 놓여있던 구글맵의 빨간 핀 주변을 맴돌며 근처에 있던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모르겠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몇차례 그 주변을 헤매고 있을 무렵,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혹시 찾았냐며 조심스레 물어보던 언니의 목소리에서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있구나 싶어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봤지만 언니는 내가 걱정이라도 할까 싶어 아니라고 괜찮다는 대답을 했다. 결국 나는 언니가 걱정돼 우리가 있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언니에게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그 어두운 오르막길에 이상한 남자가 언니 주변을 계속해서 서성이고 있었다한다. 주변에 사람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그곳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도움을 청할 수 없다 생각한 언니는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결국 우리는 숙소조차 찾지 못한 채로 부다페스트의 시간을 지나고 있었다.

 

결국 우리는 오르막길을 들어설때 봤던 숙소로 향했다. 우리가 캐리어를 끌고 들어가자 그 숙소 인포 직원들은 밤 10시에 예약조차 하지 않고 온 동양인 여자 두 명을 보며, 정말 예약을 하지 않고 온 것인지 여러 차례 물었고 그 이후에야 결제할 수 있었다. 지칠 대로 지쳐있던 우리는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캐리어를 던져놓고선 각자의 침대에 누웠다. 그렇게 30분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었다. 그러다 어느새 긴장이 풀렸는지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늦은 저녁을 먹기위해 식당을 검색하던 중, 우리는 숙소 바로 옆에 있던 한식당이 떠올랐고 오늘은 거기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우리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숙소 바로 옆에 있던 '서울의 집'으로 향했다. 80년대의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던 그곳의 익숙한 인테리어에 긴장이 풀어졌고 다행히도 길었던 오늘 하루 동안의 고생을 즐거운 마음으로 되새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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