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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믿지 마. 엄마가 구해줄게.
엄마라는 이름으로 감싸기엔 너무나도 벅찼던 무게.
자식에게 자신의 일부를 물려준 부모. 부정했던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을 때 두 모자는 꽤 많이 닮아있었다. 아들은 자신의 결핍을, 엄마는 아들의 범죄사실을 정면으로 마주 할뻔한 순간이 올 때마다 그것을 부정하기 위해 격하게 몸부림쳤다.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알기에, 이해를 바랄 수 없던 몸짓을 보였는지도 모른다.
첫 장면과 끝 장면이 돌고 돌아 같은 곳으로 이어진듯했지만, 일상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듯 보이는 그들은 결코, 이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었겠지.
자식은 어떤 존재일까. 공들여 쌓아 온 자신을 무너뜨려가며 지킬 만큼 가치 있는 존재일까. 물론 대부분의 부모는 그렇다고 할 테지만. 사람에게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 나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이라 머리와 마음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반응하는 기분이다.
세상에는 희생을 해석하는 여러 시각들이 있겠지만, 영화 ‘마더’에서는, 그중 한국적으로 바라본 희생의 뜻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엄마의 정신은 과연 아름다운 것일까. 희생이라는 것이 숭고하기만 할까. 역설적이게도 추악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어쩌면 희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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