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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생각노트

부디, 지치지 말길 바라며

by 이 장르 2020.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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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두 가지. 어떻게 30대를 맞이해야 할까, 지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이 좋아 좁은 길을 선택하였는가. 어찌 보면 남들이 가는 널찍한 길을 가는가.

 

인생은 혼자다. 흔히들 말하는 ‘혼자 와서 혼자 가는 인생’이라 하지 않던가. 사람은 처음부터 외로운 존재였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비로소 어른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부분을 부정하느라 일평생을 바치기도 한다. 외로움을 인정하자. 외로움 또한 나 자신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자. 역설적이게도 스스로가 인간은 원래부터 외로운 존재임을 받아들여야, 비로소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걸 깨닫는 시점은 아마도, ‘조금 더 빨리 깨달았으면 좋았을걸 ‘이 아닐까.

 

하지만 상대적인 시간의 속도는 각자 다르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우리가 알고 있는 절대적인 시간 속도란, 기준이 필요했던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정해둔 속도이니 말이다. 그러므로 각자의 시간을 스스로가 인정해주길 바란다. 남들이 정해둔 행복이란 기준과 매 순간 비교되는 것도 서러운데 내 시간조차 남들의 기준에 맞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건 너무 가혹한 것 아닐까.

 

사람들이 서로의 외로움을 너무나 잘 알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하는데, 나는 이것이 사랑이 아닐까 싶다. 나에게 결핍된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시간과 노력에 있어 나보다 남을 먼저 채워주는 것, 이것이 사랑이 아니면 어떤 이름으로 불려야 할까.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도, 너도, 나를 스쳐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조차도. 보통의 삶이 더 이상 보통이 아닌 우리에게, 자신만은 스스로를 보듬어줬으면 한다.

 

날 아프게 하는 것이 타인이 쏘는 날카로운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날카로운 무언가를 내부에서 피워낸다면 더 치명적일 수도 있다. 죽음 역시 생명의 종료만이 죽음을 뜻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른이 될수록 의외로 ’ 나는 죽었지만 내 몸은 살아있어 ‘라는 느낌을 받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는 기분이다. 기분 탓일까.

 

각자의 삶에 있어 모두가 하나의 집이 있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 집을 나와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가다가 어느 순간 길을 잃는 과정이 아닐까. 뚜렷한 목적지 따위는 없다. 그저 계속 걷고 또 걷는 것의 반복일 뿐. 가고자 하는 곳의 끝이 ’ 목적지’라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나니까.

 

인생의 시작은 다를지라도 마지막 모습은 누구나 같다. 우리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잘해봤자 시체가 되겠지만, 그걸 알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는 모습이 모순적이기도 하다. 무얼 위해 우리는 열심히 사는가. 각자의 가치를 추구하며 최선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예전의 누군가는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럴 수 있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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