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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생각노트

동정과 연민, 그리고 타인의 고통

by 이 장르 2020.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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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책읽어주는 프로그램인 '요즘 책방:책읽어드립니다' 를 유튜브로 즐겨본다.

 

물론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의, 꽤 그럴듯한 주관적인 생각도 함께 전달된다는 것을 감안하고 들어야겠지만, 책을 읽기위한 별다른 노력과 비용을 들이지않고 책의 내용뿐만아니라 감상까지 정리를 해준다는 것은 시간에 쫓겨사는 현대사회의 사람들에게 꽤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까싶다.

 

심지어 앞에 나와 책에대하여 말하는 사람이 유명한 사람이라면, 보는사람으로 하여금 맘놓고 신뢰해도 된다고 속삭이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번 주말에 본 영상에서 주제가 되었던 책은 수잔 손택의 '타인의 고통'.

 

전쟁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인지하고있던 단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16년전 출간된 책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이 말이다.

 

우리는 흔히 사진을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매체라고 인지하고있다. 하지만 사진은, 찍는 사람이 찍히는 대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담아낸다. 의외로 감성적인 매체라는 것.

 

 

 

사진을 찍는다는것은 구도를 잡는다는 것이며,

구도를 잡는다는 것은 뭔가를 배제한다는 것이다.

 

 

여행을 가서 그 지역에서 찍은 사진과 현실을 비교해볼때에 나또한 놀라곤한다

수잔은 사람들이 사실적이라고 굳게 믿고있었던 전쟁사진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전쟁의 잔인함을 알리기보단 군인들을 영웅화시켜 전쟁에 회의적인 여론을 뒤집으려는 정치적인 목적, 백인 우월주의를 표방하기위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람들의 빈곤한 모습을 담은 모습.

 

 

 

내 확신에 따르면 사람들은 현실의 불행과 타인의 고통을 보면서

적지않은 즐거움을 느낀다.

 

 

그리고 최근에 발발했던 이라크 걸프전. 분명 수많은 희생자가 나온 끔찍한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전쟁을 집에서 생중계로 볼수있게 되었다. 타인의 불행이 그저 한 철의 유흥거리로 전락해버린것이다. 타인에게, 타인의 고통이란 그런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모두 관음증 환자라고 표현되어있다. 우리가 의도했든, 의도하지않았든 말이다.

 

고통받는 타인을 보며 느끼는 안타까운 감정, 동정과 연민. 그리고 그것의 위험성.

 

우리가 타인을 보며 저러한 감정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그 고통을 '소비'하는 것이라고, 이 책에서는 표현하고 있다. '소비'라니, 생각지도못한 표현에 당황스러운 감정이 밀려왔다. 일시적이고 얄팍한 동정과 연민으로 자신은 인간적인 사람이라며 정신적 자위를 하게된다. 일종의 면죄부를 스스로에게 쥐어주는 셈인 것이다.

 

그리고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선을 긋곤한다.

 

 

 

우리의 무능함뿐만아니라 우리의 무고함도 증명해주는 셈이다.

따라서 연민은 어느정도 뻔뻔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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