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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구.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 무엇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힘을 주기 위해 사용되는 여러 문구 중 하나.
성경에서 나온 이 말이, 겉보기엔 축복의 말 같지만 사실 누군가를 향해 비아냥 거리는, 저주의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욥의 친구 빌닷이 욥을 비아냥 거리며 했던 말이었다.
너에게 일어난 재앙과 고통은 아마 네가 그동안 죄를 많이 지어서 그런 걸 거야. 뭐 만약에 네가 옳다면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겠지.
결국 욥은 무죄로 밝혀졌다고 한다.
때때로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세상을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막상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되면 또다시 원하는 대로 세상을 보게 된다. 인간은 어리석고, 그렇기에 여전히 같은 실수를 반복하곤 한다.
수잔 손택의 ‘타인의 고통’에서도 나타나 있듯, 자신이 원하는 대로 ‘구도’를 맞춰둔 조그마한 구멍을 통하여 세상을 보게 되는 인간이, 훗날 과연 큰 세상을 볼 수 있을까. 아니 큰 세상이란 게 있는 줄은 알까.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 모습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마주하게 된다면, 성공의 요건 중 하나는 충족한 것이 아닐까.
모든 걸 안다고 믿는 순간, 눈은 어두워지고 몸은 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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