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서는 완전하지 못하다는 사회인식에 대한 비난. 비현실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어쩐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기분 탓일까.
보는 내내 지울 수 없었던 묘한 불편함과 찝찝한 기분으로 둘러싸인 두 시간. 같은 장면을 보고도 ‘우리 모두 같은 생각으로 결론 지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짝을 못 찾게 되면 어떤 동물이 되고 싶으시죠?”
“랍스터요.”
“왜 하필 랍스터죠?”
“랍스터는 100년 넘게 살아요. 귀족들처럼 푸른 피를 지녔고 평생을 번식합니다. 제가 바다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어릴 때부터 수영과 수상스키를 했거든요.”
“잘한 결정이에요. 대부분 개를 먼저 떠올리죠. 그래서 온 세상에 개가 바글바글 한 거예요.”
타인의 시선을 위해 그럴듯한 모양으로 세상을 살게 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스스로를 지킬 수 없었던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마음 놓고 나다울 수 없기에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지만, 결국엔 일시적으로라도 ‘정상적인 척’을 해대던 사람들.
그들이 내미는 잣대는 진정 듣는 이를 위한 것인지, 혹은 자신의 삶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은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있을까.
그래도 언젠간 해둬야 해요. 자기 무덤은 스스로 준비해야 해요.
누군가 묻어줄 거란 기대는 마세요. 기껏해야 흙이나 뿌려주죠.
사람은 자신이 죽은 이후의 삶에 대해 알 수 없기에, 가장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누구도 묻어주지 않는 삶은 가치 없는 삶일까. 스스로 무덤을 준비해야 할 만큼 열심히 살아내지 않은 것일까.
왜 내 눈을 멀게 한 거예요?
그를 멀게 할 수도 있잖아요.
사랑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모두 사랑은 아니다. 같은 병에도 다양한 것을 담을 수 있듯, 그 안에 무엇이 담겨있을지는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세상엔 여러 사랑이 있지만 이성으로 향하는 사랑은 이기심보다 약한 감정일 수도 있다.
그를 사랑하는듯했던 그 여자의 사랑은, 어쩌면 금기시되었던 것을 해냈다는 희열감 혹은 우월감 일지.
남자는 돌아올 수 없던 것일까, 돌아오지 않았던 것일까. 결말마저 친절하지 않았던 영화. 그의 사랑도 어쩌면 악취를 풍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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