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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여운

영화 :: '올드보이(Oldboy)' 후기

by 이 장르 2020.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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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모든 사람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 것이다.

매일을 대충 수습만 해가며 살아가던 그는, 안간힘을 다하여 조그마한 TV 화면에 집중했다. 그 티브이가 어느 날 말하길, 내가, 오대수가, 아내를 죽였다. 죽였단다. 자신의 부인이 살

해된 소식을, 타인을 통해 듣는 기분은 어땠을까. 틀린 질문을 하니 맞는 대답이 나올 리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 그의 아내는 왜 살해당해야만 했을까.

그렇게 흘러간 15년, 모든 것이 변했다. 누가 그를 가둔 것인가. 왜 하필 15년이어야만 했나. 아니, 질문이 틀렸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시,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그가 15년간 갇

혀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인가. 그렇게 15년을 위해 준비된 감옥, 그리고 15년간 준비되었던 감옥. 세상이, 가족이 오대수를 잊어갈수록 그는 ‘더 넓은’ 감옥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

다.

어찌 보면 모든 사건의 시작은 오대수였다. 모든 것이 오대수로부터 나고 자랐다. 기억하지못했기에 잊을 수 없게 되어 버린 것들. 나는 나로부터 나온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을까. 또, 내가 떠내려 보냈던 것들의 무게를 알고 있었을까. 아니, 다시 질문. 나는 모래알이든 바윗덩어리든 물에 가라앉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가.

전형적인 인과응보 스토리였지만 탄탄하고 강렬했다. 그 당시 흔하게 다루지 않았던 소재, 그리고 그것에 대한 복수. 각자 품에 안고 살아가는 이야기가 다르듯, 영화의 OST도 각 인물마다 다르게 정해져 있다는 점. 그것은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와는 별개로, 감독이 각 인물을 인물 자체로 존중하기 위한 방식이 아니었나 싶다.

벌써 17년이나 지난 영화지만, 지금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살아있는 것을 보면 영화에는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누나하고 난 다 알면서도 사랑했어요. 너희도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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