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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월간 글노트

2020. 06. 월간 글노트

by 이 장르 2020.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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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의 시간과 다르게 밋밋했던 한 달이었다. 물론 언제나 스펙터클할 순 없지만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안 한듯했던 나날들이었다.

뜻밖의 일로 글 쓰는 수업을 한주 쉬게 됐다. 평일엔 일을 하고, 영어 학원을 다니기 때문에 과제는 주로 주말에 멱살 잡아 끌고 가듯 해냈는데, 과제들이 없어지니 주말이 텅 빈 기분, 말 그대로 공허했다. 아무리 책상 앞에 앉아 딴짓을 해도, 핸드폰을 수없이 들여다봐도 시간이 남았던 이상한 주말이었다.

다른 영화를 찾아볼까, 아니면 책을 읽을까, 그도 아니면 글을 써볼까 생각을 하다가 그냥 쉬어보기로 했다. 쉬는 게 익숙지 않아 낯설기만 한 휴식의 순간이, 맞지 않은 옷을 입고 하루종일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처럼 불편했다.

주말에는 어쩔 수 없이 집에만 있었던 나의 나날들이, 타인에게는 그저 집에박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느껴지나보다. 딱히 그런 것을 신경 쓰는 편이 아니지만, 그들이 넌지시 말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의 나도 모르게 물들어갔던것일까. 어쩌면 나 스스로조차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하지만 내가하고있는 것들 대부분이 단기간에 결과를 낼수있는 것이 아니며, 충분한 시간을 필요로하는 것들이기에, 그저 묵묵히 해내는것만으로도 성과를 내는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더욱이 주된 것보다 단기간에 효과를 낼수있는 무언가를 찾아 시도해댔고, 가끔은 그에 대한 결과를 조급해하기도 했다.

2020년의 절반이 지난 지금,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느릿하지만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 모두 각자 다른 파도를 타고 있으며, 매순간 파도의 높이는 언제나 다르다. 그렇기에 어쩌면 우리가 순간순간 타인과 하는 비교가, 사실은 쓸모없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우리 부디 열심히 살되, 조급해하진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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