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생각하는 미래의 모습과, 실제 우리가 마주하게 될 미래의 모습은 어떨까. 아니, 몇십 년 전 우리가 생각했던 2020년의 모습은 지금, 이 순간의 모습과 같았을까.
사람들은 미래라는 단어에 엄청난 서사가 담겨있길 바란다. 하지만 그 바람과는 다르게, 단어는 무색무취여서 어떤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모양이 바뀌게 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미래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인생은 우주를 누비는 것과 같다고 느껴지는 요즘이다. 사람들은 앞으로 우리가 거쳐가야 할 일들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곤 한다. 하지만 다르게 본다면, 우리가 어떤 길을 거쳐가게 될지 모르는데 계획을 세워서 무엇하나. 어느 공간이든 남은 곳이 있어야 새로운 것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뉴턴의 제3법칙, 남겨놔야 가는 법이죠.
때로는 사람이 불리는 방식으로 그 사람의 미래가 향해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물론 이름은 부모가 주는 선물이기에 대부분 좋은 의미를 한껏 담아 만들어지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의미가 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왜 그런 나쁜 걸 따서 내 이름을 지었어?”
“따온 게 아냐.”
“머피의 법칙?”
“나쁜 일이 일어날 거라 뜻이 아니야. 뭐든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지. 그래서 우린 문제 될 거 없다고 생각했어.”
뭐든 일어날 수 있다. 인상적인 대사였다. 미래를 어린아이처럼 마냥 해맑게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 좋았다. 그것이 아이와 어른의 차이일 테니까. 우리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고, 원한다고 해서 영원히 아이로 남을 수 있는 것도 아니 네 말이다.
우린 그저 아이들한테 추억이 되면 돼.
온전한 것은 없다. 스스로에게 온전한 존재는 나 자신일 뿐이다. 아무리 함께 있어도, 우리는 타인을 전체적으로 보지 못한다. 좋은 점부터 외면하고 싶은 것까지 전부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 오히려 1D 혹은 2D가 아닌, 유일한 3D에 존재하는 인물로 인식하게끔 해주지 않을까.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노인들이여, 저무는 하루에 소리치고 저항해요.
분노하고 분노해요. 사라져 가는 빛에 대해
현자들은 삶의 끝에 어둠이 올바름을 알지만,
그들의 말이 빛이 되지 못했기에
순순히 어둠 속으로 걸어가지 않습니다.
분노하고 분노해요. 사라져 가는 빛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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