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알면 알수록 살 수 없는 곳이다.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된 노인들은 이 세상을 버틸 수 있을까. 결국 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세상은 없다.
우리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배웠던 것과 달리, 세상은 꽤나 무자비하며 극단적인 선택의 연속이다. 모 아니면 도, 매 순간이 지뢰를 밟게 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그렇기에 선택으로 인해 파생된 우연은 실낱같은 희망조차 쉽사리 뭉그러버리 곤한다. 인생이 주는 패배에 익숙해질 때 즈음, 아등바등하며 인생을 우여곡절 살아냈다 해도 우리는 결국 사람들이 말하는 ‘노인’이 되어버린다.
이쯤 되면 삶에 희망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이라는 결론이 나오지 않나 싶다. 감독은 우리에게, 삶에 대한 미련을 버리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은 것일까.
죽고 또 죽인다. 마치 바통 터치하듯 죽음은 연속성을 지니고 나아간다. 그러면 시작점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어떤 것이 이 죽음의 시작이었나. 정확히 말하면 타인의 것을 탐하는 인간의 욕심에서 시작된 것이다.
어쩌면 욕심은 인간의 기본값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흔히, 이 ‘욕심’이 인간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도 인간의 욕심은 어떠한 것에 대한 원동력으로 작용하였는가. 그 어떠한 것은 무엇인가.
죽음의 원동력. 욕심에도 어떤 부류가 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나, 이 영화에서 나온 욕심은 결국 죽음으로 이어졌다. 단지 자신이 가지게 된 것을 뺏기지 않기 위해 다녔던 도망이, 후엔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바뀌어버렸다. 하지만 하찮은 날갯짓을 비웃 기라도 하듯 욕심에 대한 대가는 예정되어있는 듯했다.
죽음. 누군가가 죽어야만 깨달음을 얻는 어리석음. 그것이 인간이다. 죽어서 얻는 깨달음은 어디에 쓸 수 있긴 할까. 비용을 치르고 결국 쓸모없는 대가를 얻었다. 죽어서는 쓸 수 없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교훈을.
믿고 따른 룰 덕에 이 꼴이 됐다면 그딴 룰 어디다 쓸까
'영화의 여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 '아이 엠 러브(Io sono l'amore , I Am Love)' 후기 (2) | 2020.09.21 |
---|---|
영화 :: '가장 따뜻한 색, 블루(La vie d'Adele, Blue Is The Warmest Color)' 후기 (4) | 2020.09.15 |
영화 :: '추격자(The Chaser)' 후기 (0) | 2020.09.09 |
영화 :: '플로리다 프로젝트(The Florida Project)' 후기 (2) | 2020.09.04 |
영화 :: '전함 포템킨(The Battleship Potemkin, Bronenosets Potemkin)' 후기 (0) | 2020.08.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