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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저 소제.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인물이었나, 아니면 범죄를 위하여 만들어진 대상이었나.
모든 범죄는 카이저 소제를 통했다. 어느 누구도 그의 말을 거스를 수 없었다. 그의 영향력은 실제 존재하는 인물보다 강렬했다.
없어지지 않는 루머는 루머가 아니라지.
실제로 그는, 사람들이 두려워할 만한 모습으로 나타난 적이 없었다. 그를 기억한다고 했지만, 그들의 기억 속에서 그는 얼마나 덧붙여졌을까. 카이저소제는 언제나 그들과 함께였지만, 단 한 번도 사람들이 그를 알아본 적은 없었다.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었던 거겠지.
악마는 의외로 악마답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악마를 만들어내는 것도 인간이며, 악마가 되는 것 또한 인간이다. 결국 악마라는 것은, 인간의 필요에 인해 만들어지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악마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 어쩌면 인간은 언젠간 악마가 될 수 있는, 잠재적 악마가 아닐까.
카이저소제는 없다고 외쳐대는 경찰은, 어떤 것을 믿고 싶었던 것일까. 범죄 없는 이상적인 세상일까, 혹은 범죄의 존재를 부정하는 걸까, 그도 아니면 자신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회피하고 싶었던 걸까.
악마의 최고의 속임수는 악마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게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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