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서 누려야할 자유. 그 중 하나가 종교의 자유. 그렇다면 반대로, 종교안에서 인간은 자유로울수있는가.
종교의 자유를 통해 원하는 종교를 선택했지만, 보여지는 요소들로부터 파생되어 규정지어진 제약으로 작용해, 내가 온전히 나로 남을수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인간이 도덕적일수있는 방향을 제시해주는것이 종교의 목적이 아닐까 싶었다.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수많은 종교들이 존재하는데, 그 종교는 현재의 속도를 따라갈수있는가. 혹은 따라올 의향이 있는가.
앞으로도 종교의 근본적 가치는 변하지않겠지만, 그 가치를 바라보는 관점은 매일 조금씩 바뀌고있다. 그 변화가 조금씩 쌓여 큰 변화를 만들어내고있음에도불구하고, 종교의 가치관을 바라고보있노라면 과거의 어느시점에서 멈춰있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활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것만이 교리를 지키는것인가, 아니면 활자를 변화하는 시대의 시선에 맞춰 해석하는것이 맞는걸까 고민하게되는 요즘이다.
노래부르는 것을 좋아했던 할머니는, 늘 비밀리에 노래를 흥얼거렸다. 어릴때는 노래를 부르던도중 사람이 들어오면 노래를 멈춰버렸던 할머니를 이해하지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자는 노래를하면 안된다는것을 알게됐다. 단지 노래를 부르는 행위는 남자를 현혹시키는 행위라는 이유에서란다.지금에서야 이러한 관습들이 이해되지않게되었지만, 집단 내에서 일평생 벗어난적없던 나에겐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당연스레 받아들여졌다. 이렇게 유대교 집단안에서 살아왔던 여자는 자신이 노래를 부르는것에 재능이있다는 사실조차 알수없었고, 혹은 알고있더라도 숨길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유대교에 있는 아이가 결혼을 하면 머리를 밀고 가발을 써야한다고 한다. 난생 처음써보는 가발이 어색하지만 집단내의 사람들은 이내 적응될것이라며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말해댄다. 결혼을 하면 머리를 밀고 가발을 써야한다고 한다. 여자의 머리카락은 음란함을 끌어낼수있다는 이유에서란다그 집단안에서는 누구나 결혼을 하면 머리를 포기하기때문에 다수의 기형적 관습은 평범한 행위가 되어버렸다.
태어날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머리카락을 그대로 두는 인간이 죄를 범하고 있는것인가, 아니면 모든사람이 가지고 태어나는 머리카락에서 음란함을 연상시키는 인간이 죄를 범하고 있는것인가. 세상에 나와있는 리듬을 단지 따라부르는 인간이 죄를 범하고 있는것인가, 아니면 그 노래를 듣고 음란한 사고를 하는 인간이 죄를 범하고있는것인가.
분명 모든인간은 평등하다는 말을 내세우면서, 가장 작은 집단인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지는 자유의 차별은 어떻게 설명할수있을까. 무심결에 내뱉은, '유대교 여자들은 아이낳는 로봇'이라는 이스라엘 여자의 말에 부정했던 이의 마음은 분노였을까 회피였을까.
"전..."
"얀키는 예민한 애야. 네가 잘 해야..."
"왕을 모시듯이요? 남자는 침대에서 왕처럼 대접받아야죠."
"그래, 우리 얀키는 늘 왕처럼 대접받아야지."
"그럼 전 왕비가 되나요?"
그들의 폐쇄적 사회에서 살아가기위해 아이를 낳으려 '노력'하지만 아이는 생기지않았고, 결국 아이가 생기지 않는 원인을 여자의 '노력'여부로 돌렸다. 그들은 가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여자를 지목했다. 모순적이게도 집단내에서 인정받기위해 결혼을 했지만, 결혼으로인해 자신의 모든것을 내려놓아야했다. 결혼을 위한 결혼이었나, 아니면 행복하기위한 결혼이었나.
폐쇄적 사회속의 머리카락이 잘리고 , 교육의 기회도 잘려버렸다. 이 집단은 교리를 따른다는 공통분모를 만들어내 개인의 세상을 좁히는 작업을 진행한다. 결국 이러한 이들의 노력은 구성원들이 폐쇄적 사회에서 버려질까 하는 두려움을 야기시킨다.
자유를 얻는다는 것은 그에따른 결과의 무게를 견뎌야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자유를 누리면서 그에따른 무게를 타인에게 전가시키곤 하는 사람들이 있다. 타인의 삶을 지탱하기위해 희생되는 인생은 어떻게 보상받아야할까.
"답이 너무 많아."
"맞아. 그게 중요한 거야. 물어볼 순 있지만 올바른 답은 직접 골라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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