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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여운

영화 :: '트루먼쇼(The Truman Show)' 후기

by 이 장르 202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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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획되어진 삶을 살아왔다. 자신에 의해서가 아닌, 타인에 의해서. 주체적인 삶이라고 여기며 쌓아왔던 그동안의 시간들이 한순간에 부정당해야만 하는 그의 기분은 어떨까.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하나의 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우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의로든 타의로든 조그마한 섬 하나 벗어나지 못하던 트루먼처럼 우리의 주변에서는 우리의 도전을 꾸준히 좌절시킨다는 의미로 말이다. 분명 응원까지 바란 것은 아닌데 그저 들어주는 것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매 순간 우리의 자아는 의도치 않게 상처를 받게 된다.

어쩌면 그들 또한 그러한 말을 듣고 살아왔기 때문에, 자신이 듣고 살아왔던 말을 타인에게 그대로 흘려보내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혹은 지금까지 그들이 두려워하던 것에 실제로 맞서본 경험이 적어 희미해졌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책은 작가가 경험한 세계까지만 확장될 수 있다던가. 마찬가지로 그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들은 근본적으로 그들의 경험에서 파생된 것이다. 결국 그러한 말들을 수용할 것인가 버릴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을 뿐이고, 그 선택으로 인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또한 그들이 아닌 우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떠한 선택도 좋은 점과 좋지 않은 점이 공존한다. 어떤 것이 우리에게 성장할 기회를 가져다줄지는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선택의 결과일 뿐이다. 가끔 세상의 잡음에 마음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가 먹혀갈 때에는 잠시나마 외부의 소리에서 스스로를 분리시켜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후에 조금 덜 후회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세상의 전부라고 여겼던 것들에서 나와 새로운 세상으로 다가갔다. 우리는 그 이후의 이야기를 알지 못하지만 확실히 그의 세상, 그가 알고 있는 세상은 이전보다 확장되었을 것이다. 뜻밖의 두려움을 마주해보는 것이 나의 시야를 더 넓혀줄지도 모른다. 또한 두려움이란 것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때에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두려워할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 한 번쯤은 출구라고 적힌 문을 열고 나가보았으면 한다. 우리가 모르던, 또 다른 세상이 열릴지도 모르니. 혹여나 문을 열고 나가 마주한 세상 또한 거짓과 속임수가 있다 해도 우리는 두려움과 맞서본 경험을 얻게 될 테니.

In case I don't see ya.

Good morning, good after noon,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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