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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2019 유럽 🇫🇷🇨🇭🇦🇹🇨🇿🇭🇺

유럽 1-6. 프랑스 파리 France Paris🇫🇷

by 이 장르 2021.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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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파리를 거닐며 여유를 온몸으로 만끽하고 있었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노트르담 대성당이었고, 성당 앞 광장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파리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듯했다. 그중에서도 성당 앞에 사람들이 유난히 몰려있는 듯했다. 사람들 틈새로 보이는 우리의 일행도 발을 옹기종기 모아놓고 선 바쁘게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이 위에 발을 한번 올리면 파리에 다시 올 수 있다는 귀여운 미신이 있다는데, 미신일 뿐이지만 다시금 파리에 오고 싶은 마음이 사람들을 여기로 이끈 게 아닐까 싶었다.

"우리도 하자."

함께 있던 언니들 중 한 명이 말을 꺼냈다. 곧 우리도 금색과 동색 사이의 동그란 판위에 발을 올려두었다. 옹기종기 모여든 발을 찍은 사진을 기념으로 남겨두고, 또 그게 뭐라고 뿌듯해하고 있었다. 파리에 다시 올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야.

설렘을 안고 들어가 본 성당 내부는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파란색 초에 아롱아롱 달려있던 불씨들이 조용한 분위기에 맞춰 천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련한 아름다움을 곁에 두고, 아까까지만 해도 둥둥 뜨던 마음이 이내 차분해지면서 성당을 한 바퀴 돌았다. 분명 같은 공간인데 분위기가 이렇게 다를 일인가 신기했다.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분주하면서도 여유로웠던 파리는 또다시 나를 설레게 했다. 성당 옆쪽에 있던 다리에서 쪼르륵 줄지어 서서, 이 순간을 남겨놓기 위해 또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우리는 파리에서의 순간을 각자의 방법대로 남겨두는 것에 취해있었다.

따스한 햇살을 온몸으로 맞이하며 루브르 박물관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파리를 천천히 눈에 담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이 조금 느려졌는지, 어느새 일행의 끄트머리에서 센 강의 박자에 맞춰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도 센 강, 그리고 그 건너편 건물들이 줄지어있는 풍경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강 너머로 보이는 건물들은 이곳이 유럽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고, 이 느낌을 고스란히 기억해 한국에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저 멋들어져 보인다는 이유로 비슷하게 따라 만들어둔 건물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그들만의 고유한 형태로 건물을 지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물든 빛바랜 색이 건물 위로 찬찬히 덮여왔기에 이러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결국에 끝은 자연의 몫이었다. 인간 혼자서 온전히 완성시킬 수 있는 풍경은 없었다. 더불 어살 아가는 세상이지 않는가.우린 그걸 알고 있지만 때로는 인간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듯했다. 이런 풍경조차 무심하게 스쳐 지나가는 파리 사람들도 한국의 오래된 건물들을 볼 때 이런 느낌을 받을까.

'Musée du Louvre'

파란 화살표에 하얀 글자로 비스듬히 적혀있던 표지판이, 루브르 박물관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듯했다. 끝없이 이어져있는 건물들을 보며, 루브르 박물관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겠구나 싶었다. 이차선 도로를 가로지르는 짧은 건널목을 건너자마자 큰 광장이 펼쳐졌다. 사진에서만 봤던 커다란 유리 피라미드는 그 자태를 뽐내며 햇빛을 비춰내고 있었다.

루브르 박물관 입구에서 우리는 두 팀으로 나뉘었다. 박물관 내부를 구경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유리 피라미드가 있는 이곳을 좀 더 즐기고 싶은 사람들로. 나는 후자를 선택했고, 우리가 가져온 카메라로 서로의 시간을 담아주기로 했다.

그때 그곳은 바람이 꽤나 많이 불었더랬다. 머리카락 끝이 바람이 불어오는 흐름대로 흘러오고 있었다. 우리는 바람을 마주해보기도, 한 손으로 머리를 잡아보기도 했지만, 우리의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분명 순탄하지 않았던 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그 순간마저 즐거웠고, 나에게는 여전히 그 하나하나가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파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여행은 이런 묘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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