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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월간 글노트

2021. 04. 월간 글노트

by 이 장르 2021.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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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날이 좀 풀릴 줄 알았는데, 공기는 여전히 차갑다. 나는 여전히 니트 한 무더기를 옷장 깊숙한 곳에 집어넣지 못했다. 5월이 끝나기 전엔 얇은 옷을 꺼낼 수 있으려나.

늘, 예상했던 것은 날 비웃기라도 하듯 교묘히 빗겨나간다. 이젠 이런 것에 무뎌져 예상조차 하지 않으려 하지만, 또 나도 모르게 기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선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하진 않나 보구나 싶다. 가끔 이런 생각들이 옷 끄트머리를 잡고 놔주지 않는데, 언제 이렇게 겹겹이 쌓여 눌러앉아버린 걸까. 아마도 실컷 게으르고 싶은 마음을 대변해 주는 걸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시도를 했다. 생각해 보면 한두 달 주기로 새로운 걸 시작했다고 말하게 되는 것 같진 하지만, 어쨌든 그렇다. 이렇게나 꾸준히 새로운 걸 매번 시도하는데도, 여전히 도전에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신기할 뿐이다. 아무래도 도전엔 경력이 중요치 않은듯했다. 다른 것은 하면 할수록 든다는데, 도전은 그렇지 않은듯해 당황스러울 때가 있지만, 또 그런대로 신선하기도 하고. 무언가를 도전할 때에 실패할까 봐 두려워야 하는데, 이렇게까지 아무렇지 않을 일인가 싶기도 하다. 걱정에 무뎌진 걸까 생각해 보면 또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말이야. 아마도 내가 걱정보다 빨라 그럴지도 모르고.

하지만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또 매 순간 넘어진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에 부딪히고, 때로는 이유 없이 지쳐 주저앉아버리기도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전 같았으면 내가 삶에 열정적이지 못해서일까 생각했을 텐데, 지금은 나를 구박하기보단 그럴 수도 있겠다며 다독여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것. 이것도 또 하나의 흐름이겠지 하며 흘려보낼 줄 아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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