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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월간 글노트

2021. 05. 월간 글노트

by 이 장르 2021.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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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비가 온다. 정확히는 오다가 멎었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빗방울에 온기를 빼앗긴 공기가 오늘따라 유난히 차갑게 다가오고 있다. 반팔을 입었다가도 차가운 공기에 놀라 다시 외투를 꺼내 입는다. 이번 달은 유난히 비가 오래도록 왔다. 장마라고 하기엔 이른 시기라 이걸 어떻게 불러야 할지 여전히 모호했다. 우중충한 색을 띤 구름은 오늘도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사회적 제약이 점점 늘어가면서 사람들은 지난날을 추억하기도, 혹은 자신보다 더 좋지 않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위안을 삼기도 한다. 타인의 고통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이면에 있을 가식적인 모습이 속을 메슥거리게 한다.

사실 남들보다 덜 힘들다고 안 힘든 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스스로에 대한 안정을 찾고 싶은 절박함에서 오는 행동이 아니었을까. 이렇게나 인간이란 존재는 추잡스럽고 뻔뻔하다.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타인의 고통을 소재로 삼고선, 또 그것을 바깥으로 내뱉는다. 자신은 깨어있는 사람임을,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임을 드러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되진 못했다. 단지 이런 사람으로 비치고 싶은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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