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사소한 것에 제약받으며 살아온 지 1년이 넘어가고 있다. 딱히 이렇다 할 것 없이 지나가는 한 해는, 나를 게으른 사람으로 느껴지게끔 했다. 또 이렇게 게을러도 되는 걸까 싶어 무언가를 하려 시도하다 지쳐버리는 내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 마음이 또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다. 분명 그렇게 벌여둔 일이 한두 개가 아님에도 또다시 무언가를 찾아가려는 나의 몸부림은, 나이에 걸맞은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이 여전히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아마도 두려움이겠지. 불안한 이 감정이 언젠가 끝나버리면 또 다른 불안이 나를 찾아올 게 분명할 테니. 불안함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안함에 적응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불안 중이다.
시간이 쌓여갈수록 나잇값을 하는 것은 순탄치만은 않게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일까. 세상은 야박하게도, 절대적인 양의 시간을 지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져야 할, 감당해야 할 무게를 얹어주고 있었다. 기분 탓일까. 모순적이게도 이러한 부담감과 불안을 인식하게 된 시점부터, 괜찮은 사람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욕심이었다. 괜찮지 않음에도 언제나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하는 나의 욕심이었다. 괜찮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왜 이제서야 깨달았을까. 부족함을 인정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님을,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걸까.
괜찮은 사람은 항상 괜찮아야 되는 줄 알았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었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더 옮아 매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스스로 괜찮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서야 비로소 괜찮은 사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이 기분은, 그저 기분 탓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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