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다 보니 조그마한 가게에 두세 명 정도의 직원이 케밥을 만들어주는 가게가 보였다. 배고프진 않았지만 맛은 보고 싶다는 모순적인 마음에 케밥 하나를 주문했다. 그렇게 받아 든 케밥은 두 손으로 들어야 할 정도로 커다랬다. 케밥을 잘라 하나씩 집어 들고선 우리는 그렇게 루체른을 누볐다.
팔뚝만 한 케밥을 받아 들고선 한입 베어 물었다. 한두 번 꼭꼭 씹어 행복해지고있을무렵, 머리 위로 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한 손에 케밥을 들고, 다른 한 손은 쫙 펼쳐 머리 위에 올려두고선 비를 피하기 위해 뛰기 시작했고, 어느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파는 가게 앞에 다다랐다. 우리는 가게 앞 천막 아래에 서서 고요한 빗소리로 가득 찬 루체른을 감상했다. 눈앞에 펼쳐진 로이스 강의 풍경은 여전히 빗속에 가려져있었기에, 우리의 시선은 카펠교에 머물렀다. 이곳을 따라 걸어가 보면 루체른의 풍경을 좀 더 눈에 담아 갈 수 있지 않을까.
마침 비를 피하기위해 연과 선도 우리가 비를 피하고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그렇게 우리는 카펠교를 향해 또다시 뛰었다. 비가 오고 있어 조금 캄캄했지만, 비를 맞지 않고도 루체른의 풍경을 담아갈 수 있는 장소에 왔다는 설렘에 취해있었다.
비가 잦아들자 백조 세 마리가 강가 근처에 와서 우아하게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유유히 강물을 스쳐 지나가는 백조들 덕분에 루체른의 풍경이 완성된듯했다. 갑자기 내린 비에 옷은 눅눅해졌지만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사실로 곧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을 덜어 내보기로 했다.
이제 스위스를 떠나야 할 시간이 됐다는 말을 듣고선 우리는 다시 오스트리아로 향하는 차에 올라탔다. 루체른에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까지 예상 도착시간은 오늘 저녁. 가는 동안 한숨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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