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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생각노트

지나고 보니 그때가 좋았다

by 이 장르 2021.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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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겨울이 찾아왔다. 며칠 전까지 느껴졌던 잔잔함은 온데간데없고 겨울 향리 그 자리를 매워버렸다. 시큼한 공기가 코끝으로 느껴지자 붉게 물들어갔다. 갑작스레 두터워진 채도 낮은 옷차림에 겨울이 왔음을 실감하고 있다.

추위에 움츠러들어 둔해진 공기와 부딪히며 길을 걷고 있노라면 희미하게 느껴지는 햇살이 아득하게 느껴지곤 한다. 너무나 가까워 타버릴 것만 같던 그 시간이 먼 과거처럼 느껴지는데, 우리가 서로 꽤나 가까웠던 지난날들이 머릿속을 스치면서 이제는 너무나 멀어진 이 빛이 문득 그리워졌다.

지나고 보니 그때가 좋았다. 서로의 거리가 적당치 못했던, 그때가 좋았다. 가끔 우리의 거리가 부담이 되어 때로는 마주 보고 있었던 눈을 감아버리곤 했던 그때가 좋았다. 가까웠기에 밝았던 나의 세상이 이제는 희미해져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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